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인도 현지 영화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배급사 측이 입장을 전했다.
18일 ‘기생충’의 배급·투자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표절을 주장하는 인도 영화 제작사 측으로부터 연락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는 기생충의 제작사를 표절로 고소할 예정이라 밝혔던 현지 영화 제작자와 상반된 반응이다.
앞서 17일 인디아투데이, TNN통신 등 현지 매체는 인도 영화 ‘민사라 칸나’의 제작자 PL 테나판이 봉 감독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카데미 수상 소식을 듣고 ‘기생충’을 봤다는 테나판은 자신이 1999년 제작한 영화 ‘민사라 칸나’와 ‘기생충’의 구성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기생충’의 기본 플롯은 우리 영화에서 따간 것이다. 부유한 집안에 가족이 침입하는 ‘기생충’의 설정이 ‘민사라 칸나’와 유사하다”며 “그들이 우리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훔쳐갔다”고 지적했다.
테나판은 “‘기생충’의 제작사를 표절로 고소할 예정이다. 국제변호사를 수임해 수일 내에 고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법정이 모든 것을 살펴보게 하자, 두 영화의 차이점은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영화 제작자들이 타밀어 영화 제작자들에게 소송을 건 사례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민사라 칸나‘를 연출한 K.S. 라비쿠마르 감독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라비쿠마르 감독은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으나 ’민사라 칸나‘가 영감을 준 ’기생충‘이 오스카를 수상해 기쁘다. 우리 영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도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도 ”’기생충‘의 표절 소송은 제작자에 달려있다. 나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인도 남부 지역 언어인 타밀어로 제작된 ‘민사라 칸나’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연인의 집에서 경호원으로 일하는 남성의 이야기다. 영화 속 남성의 가족들도 그 집에 들어가 일하며 함께 생활한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가족이 IT기업 회장 동익(이선균 분)네 집에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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