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중국 우한으로 전화를 했다. 현지 교민들을 위해 귀국을 포기한 의사 A씨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정 총리는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의사로서 책무를 다하려는 사명감 있는 모습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현지 교민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며 A씨의 용기와 희생에 감사를 표했다.
앞서 A씨의 잔류 결정 소식은 우한 교민들과 현지 영사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A씨는 코로나19로 의료 접근이 크게 어려워진 우한에서 여러 이유로 잔류를 택한 현지 교민들이 한국인 의사에게 의료적으로나 심적으로나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알고 이들을 위해 3번의 전세기 귀국 기회를 모두 포기했다. 다만 A씨는 언론 인터뷰는 물론 정 총리와 통화하는 과정에서도 익명을 요청했다.
이에 정 총리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의사로서 책무를 다하려는 사명감 있는 모습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현지 교민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며 A씨의 용기와 희생에 감사를 표했다.
또 정 총리는 현지 영사관 내에 설치한 임시진료소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지, 의료장비나 의약품 등은 충분한지, 교민들의 진료사정은 어떤지, 정부 지원이 필요한 사항은 없는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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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정 총리는 “현지에 남아계신 교민들이 걱정되지만 A씨와 같은 분이 계셔서 한결 안심이 된다”며 “건강에 특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더해 정총리는 “정부도 A씨를 비롯한 우한 교민들 모두 현재의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가려고 짐까지 다 쌌는데 남은 교민들이 많다는 소리에 귀국을 포기하게 됐다”며 “제 직업이 그러니까(의사이니까) 책임감 때문에 남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남은 교민들이 많다는데, 의사가 저 밖에 없다는데, 어떻게 비행기를 탈 수 있느냐”며 “많은 교민들이 안도감을 느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부터 우한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잔류를 택한 건 그 만큼 우한의 의료 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인들조차 의료기관 및 의료인 접근이 잘 안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이 18일 보도한 사진을 보면 코로나 19 의심 환자들이 치료 받을 공간이 없어 체육 시설에 임시로 마련 된 곳에서 의료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만성 질환자와 다른 질병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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