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트윗 때문에 업무에 방해를 받는다고 토로한 미 법무장관이 사임을 고려 중이란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법무부와 관련한 트윗을 그만 날려달라고 호소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귀를 기울이지 않자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행정부의 한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바 장관은 지난 13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일부 트윗으로 인해 문제가 있다”며 일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토로하면서 “법무부의 사건들에 대해 트윗을 날리는 것을 인제 그만둬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없이 바로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자신에게는 형사 사건에 개입할 “합법적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법무부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렇다, 내가 그의 일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그 점에는 동의한다. 그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트윗이 바 장관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했다.
그러나 트윗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사람은 자기 생각을 말할 권리가 있다. 나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다”며 트윗을 통한 발언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내가 실제로 이 나라 법무부의 수장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AP는 바 장관이 얼마나 진지하게 사임을 고려하고 있는지, 혹은 그가 사임 대신 법무부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적인 트윗을 멈추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보도에 대해 바 장관의 대변인은 바 장관이 “사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AP는 “트럼프의 충복 중 한 명인 바 장관이 사임을 고려한다는 것은 그가 대통령에 대한 충성보다,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형사 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기관이라는 법무부의 명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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