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에 들어갔던 감염증 전문가가 선내 상황이 “비참하다”며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재해파견 의료팀(DMAT)의 일원으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했던 이와타 겐타로 고베 대학병원 감염증 내과 교수는 18일 밤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와타 교수는 18일 하루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했던 경험에 대해 “엄청나게 비참한 상태로, 마음속으로부터 무섭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자신은 20년 이상 아프리카의 에볼라와 중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감염증에 맞서온 전문가라면서 아프리카나 중국에 있을 때도 감염 공포를 느낀 적이 없었는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선 “코로나1 9에 감염되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타 교수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선 의료진마저 감염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은 일본 당국의 감염 대책이 비상식적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위험한) ‘레드존’에선 PPE라는 방호복을 입고 (안전한) ‘그린존’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분명하게 구별해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이 우리 세계의 철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안에선 그린존도, 레드존도 엉망이어서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가 위험하지 않은지 전혀 구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타 교수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조회 수가 77만 건 이상으로 일본 내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동영상에 댓글을 단 일본 시민은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프로인 이와타 선생의 의견은 국가가 받아들여야 한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사쿠라이 시게루 이와테 의과대학 교수도 19일 NHK와 인터뷰에서 크루즈선 탑승자에 대한 선내 대기 조치는 적절했지만, 선내 감염 예방 대책에는 불충분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쿠라이 교수는 크루즈선 승무원이 ‘N95’라고 불리는 마스크를 착용했던 것에 대해 15분만 착용해도 숨이 차서 벗게 되는데 이때 얼굴 주변을 손으로 만지게 돼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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