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에 이어 20일에도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데 이어 첫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지역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20일 대구 확진자 가운데는 미술학원과 어린이집 교사도 포함돼 있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이미 ‘심각’단계로 접어들었고 확진자가 확대되면 대구가 보유한 음압병실로는 수용이 어려워 ‘유입 및 확산 차단’에 맞춰진 기존 방역체계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급기야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리고 가정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당부했다.
20일 대구시와 경북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사망한 60대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20년 넘게 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난 19일 폐렴으로 사망했다.
대구에서는 이날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36명 추가됐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 1명, 19일 10명, 20일 36명 등 대구에서만 47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추가 확진자 가운데는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달서사업소 소속 공무원 1명도 포함됐다. 해당 공무원과 소속 공무원 51명에 대해서는 전원 자가격리 됐고 사업소는 출입이 통제됐다.
경북지역에서도 17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와 확진자는 22명으로 늘었다. 확진자가 나온 청도 대남병원에는 노인시설 등이 밀집해 있다.
대구의 경우 확진자가 50명에 육박함에 따라 이들의 동선을 고려하면 대구 전역이 확진자가 지나쳐간 ‘감염 위험지역’이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확진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음압병실의 격리입원이 불가능하며 이에 따라 중증환자는 음압병실로, 경증환자는 1인 일반병실에 입원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방역대책으로는 이미 시작된 지역사회감염을 막을 수 없는 만큼 매뉴얼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구에는 1인실과 다인실을 포함해 54개의 음압병상이 있다. 경북은 34개 병상에 불과하다.
권 시장은 “대구의료원에 포터블음압기를 설치해 6개 음압병실을 추가 확보했으나 앞으로 음압병동 외에 대구의료원 라파엘웰빙센터 병동 전체를 소개시켜 88실을 확보하는 등 대구의료원 전체를 확진자 확대에 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의료인력에 대한 보호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권 시장은 “응급실과 감염내과에 근무하는 의료인이 속속 자가격리되는 상황에서 지역내에서만 의료인을 확충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군 등 공공의료인력 투입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미술학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폐쇄되는 건물도 속출하고 있다.
교사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 난 수성구 만촌동 아트필 미술학원과 동구 하나린 어린이집이 이날 폐쇄됐다. 미술학원 원생은 7명이고, 어린이집은 교사 20명 및 원생 150명이다.
미술학원과 어린이집 근무자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조치를 내렸고 해당 학원과 어린이집 학부모에게는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수성구 범어동의 21층 삼성화재 건물도 폐쇄됐다. 이 건물 7층에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슈퍼전파 사건이 발생한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추적조사도 확대되고 있다.
대구시의 전화면접 결과 31번 환자와 함께 예배에 참석했던 1,001명 중 135명(13.4%)이 ‘증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87명은 전화 연결이 안됐다. 증상이 있다고 답한 신도에 대해서는 자가격리를 권고했고 검체 조사에 들어갔다. 또 신도들과 1:1 전담 관리체제를 구축하고 전담콜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예배에 참석한 신도 외에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폐쇄된 대학병원 응급실 4곳은 순차적으로 운영을 재개했다.
계명대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이 20일 응급실 진료를 재개했고 영남대병원은 늦어도 21일, 경북대병원은 22일 각각 진료를 재개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가정 등 일상생활에서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 달라”며 “발열·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지 말고 반드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또는 가까운 관할 보건소로 우선 신고하고 안내에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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