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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뇌수술중 바이올린 연주한 환자

"연주 능력 사라지면 안돼"

의료진, 필요부위 피해 수술

킹스칼리지병원에서 뇌수술을 받는 환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킹스칼리지 유튜브 캡처




영국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뇌수술을 받으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등장했다.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NPR 등에 따르면 영국 킹스칼리지병원 의료진은 지난달 말 바이올리니스트인 다그마르 터너의 뇌종양 제거수술을 진행했다. 지난 2013년 발견한 뇌종양이 갈수록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뇌수술은 극심한 통증 때문에 환자를 완전히 마취시킨 후 진행해야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종양이 위치한 곳은 뇌의 오른쪽 전두엽 부분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왼손의 움직임과 관련 있는 곳이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바이올린을 영원히 연주하지 못할 수도 있다. 환자 역시 연주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터너는 “바이올린은 내 열정 그 자체”라며 “연주 능력을 잃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고도 했다.



결국 의료진은 수술 전 2시간 동안 뇌가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필요한 부위와 움직임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부위를 미리 확인한 후 이를 피해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서는 바이올린 연주에 필요한 부분을 수술 도중 정확히 알고 왼손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결국 의료진은 수술 중 마취를 풀어 환자가 왼손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도록 했다. 수술을 집도한 키요마르시 애시칸 신경외과 의사는 “우리는 환자에게 바이올린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며 “그가 연주할 수 있도록 섬세한 수술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병원 측은 “수술은 성공적”이라며 “환자의 왼손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종양의 90% 이상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수술을 마친 터너는 사흘 뒤 남편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는 “의료진 덕분에 오케스트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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