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장도 마스크가 없어서 세탁을 해서 써야 하느냐고 말씀하셨어요. 조금 더 신경을 써주셔야 합니다.”(김갑식 서울시 병원협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 전파 단계에 진입한 가운데 민관 의료협력을 위해 대한병원협회를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의료계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당장 민관협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소통과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협회장은 “서울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병원장도 2~3일분밖에 (마스크가) 남지 않았다고 한다”며 “메르스 때는 대량으로 지원했는데 지금은 안 되는 것 같다. 그런 점을 조금 더 신경 써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준 서울시 병원협회장도 “의료기관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다”며 “마스크가 떨어진 의료기관에 동기부여가 되겠느냐. 구하고 싶은데 구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을 넘어가면서 의료 인력의 피로도가 높아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장은 “지자체에서의 행정인력 파견 투입 지원 등이 신속하게 돼야 한다”며 “인력도 감염 관련된 전문인력이 한정돼 있다. 군 인력이 당장 오늘 내일이 아니더라도 준비돼 있다가 비상시에 곧바로 지원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중국 방문객 차단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김 협회장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들어가는데 급속히 확산할 경우 세계가 한국 방문자도 차단할 우려가 있다”며 “중국 방문자를 완전차단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의료진의 마스크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의료진에 대한 장비는 핵심이니 기본 장비는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는 수도방위사령부와 군의관 지원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중국 방문객 완전 차단은 쉽지 않다”며 “중국 유학생의 경우 통신 강의로 대체하는 등 구체적 조치나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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