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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경찰관] "현장감식으로 범인 밝힐때 짜릿…새 수사기법 끝없이 연구해야죠"

김대중 서울청 과학수사대 경위

김대중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과 경위가 지난 17일 서울 성동경찰서 내 과학수사대 광역5팀 사무실에서 지문 채취 시범을 보이고 있다./이호재기자




“감식작업을 통해 범인을 특정할 때 그 쾌감은 뭐라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짜릿합니다.”

올해로 현장 감식경력 18년차인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김대중(53) 경위는 과학수사의 외길을 걸어온 원동력을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993년 경찰복을 입은 김 경위는 2001년 현장 감식교육을 수료한 뒤 올해로 정확히 17년5개월째 과학수사 분야에 ‘올인’해왔다. 그는 50여개 수사경과를 통틀어 3,865명의 전문수사관 중에서도 현장경험과 수사실적 등이 우수한 이를 추려 지정하는 전국 117명의 마스터 중 한 명이다. 지금껏 9,000여곳의 현장을 누볐다.

김 경위는 수많은 현장에 투입됐지만 ‘트렁크 살인사건’을 가장 뇌리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 2015년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40대 남성이 차량에 탄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엽기적으로 훼손한 사건이다. 범인은 증거인멸을 위해 시신과 함께 차량을 불태웠다. 당시 초기 수사는 피해자 신원확인 등 피해자 쪽에 집중해 진행됐는데 과학수사팀이 불 탄 차량 트렁크에서 지문을 채취해 가해자의 신원을 확보하며 수사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그는 “통상적인 절차대로 했다면 치정·원한 등 여러 방향을 고려해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것”이라며 “과학수사 역사에 큰 의미를 남겼다”고 자평했다.



김 경위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과학수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회고했다. 2001년 송파1동 파출소에 몸담았던 시절 당시 과학수사팀 반장이 그에게 2주간 감식교육을 갔다 오라고 한 것이 계기였다. 내심 ‘파출소 소속 경장이 무슨 감식교육이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료 후 현장감식반으로 발령받아 맡은 첫 절도사건에서 지문 채취로 범인을 검거하면서 느낀 뿌듯함이 그를 그대로 눌러앉게 했다.

은퇴를 7년 앞둔 김 경위는 여전히 새로움에 목마르다. 과학수사 발전을 무용지물로 만들려는 범죄자들의 도전 역시 거세기 때문이다. 김 경위는 현재 멜빵 기능이 추가돼 산지 지형에서도 사체를 효율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훌륭한 기법들도 범인들이 검거되면서 불가피하게 노출된다”며 “지문증강 기법 등 새로운 수사기법·장비 개발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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