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들이 전국에서 매입한 아파트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 1월에도 3,000건을 넘겼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약 당첨 가점에서 밀린 이들 계층이 아파트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다주택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부모가 자녀의 이름을 쓴 차명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점도 거래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제기된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에서 7만5,986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진행된 가운데 3,287건이 20대 이하 연령대의 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거래 가운데 비중은 4.3%가량이다. 거래 건수로는 지난해 12월(3,814건)에 이어 두 달 연속 3,000건을 넘겼다.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비싼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올 1월 서울에서 20대 이하 연령대 거래가 차지한 비중은 3.8%(402건)로 전달(3.3%·470건) 대비 0.5%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풍선효과로 뜨겁게 달아오른 수원과 용인 아파트 시장에서도 20대 이하 매매자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수원의 경우 20대 거래 비중이 지난해 11월 기준 4.7%에서 올 1월 6.0%로 1.3%포인트 증가했고 용인 또한 같은 기간 2.9%에서 3.7%로 0.8%포인트 늘어났다.
최근 서울·경기도 아파트값이 급격히 상승하는 가운데 ‘지금 사는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면서 20대도 매매시장에 뛰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수도권 집값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최근 전셋값도 오르면서 아파트를 매매하려는 젊은 실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애최초·디딤돌대출 등 다양한 제도가 20대가 아파트 매입을 하는 데 문턱을 낮춰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20대 사이에서 갭 투자 등 부동산 투자가 성행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최근 대학가에서 관련 동아리가 인기를 얻는 등 학생들도 부동산 투자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부모가 자녀 명의로 아파트를 매매하는 이른바 ‘차명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강화 및 대출 제한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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