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국민께 드리는 담화문’을 통해 “국무총리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긴급 담화에서 국민들에게 투명한 정보 공개 및 방역 협조, 종교 행사 등 집단 활동 자제 등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날 확진자가 433명에 달하는 등 방역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위기 경보 격상 등의 정부 대응은 담기지 않았다.
정 총리는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코로나19의 감염 진행상황이 더욱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특히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와의 긴밀한 협력 아래 강도 높은 대응조치를 실시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에 대비해 지자체, 의료계와의 협력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담화에서 코로나19의 특성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는 초기 경증단계에서 전파력이 높지만, 치명률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격리해 치료하면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어르신 등 건강취약계층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정 총리는 덧붙였다.
■“방역 방해, 매점매석, 무리한 집회 엄단”
무엇보다 정부의 투명한 공개와 국민들의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코로나19의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시면 코로나19가 숨을 곳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종교 행사가 집중된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뜻도 직접 밝혔다.
정 총리는 “특별히 당부드린다”며 “종교행사 등 좁은 실내 공간에 모이는 자리나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는 당분간 자제하거나 온라인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정 총리는 “아울러 국가의 방역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위생용품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 무리한 대중집회 등을 통해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나친 우려보다는 정부와 국민이 서로 믿고 단결해 코로나 19를 이겨나가자고도 호소했다.
정 총리는 “우리의 선진 의료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그동안 감염병 대응 경험도 충분히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이미 과거 사스와 메르스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며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고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위생수칙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하루 새 229명 늘어 확진자 433명 달해
하지만 정 총리가 주말 밤 늦게 긴급 담화에 나섰지만 위기경보 격상 등의 강화된 정부 방역 대응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확진자는 총 433명이다. 게다가 그동안 확진자가 전무했던 강원, 세종, 울산, 대전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19 청정지대’가 사라졌다.
앞서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구·경북 방역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도 위기 경보에 대한 공개 발언은 없었다. 대신 정 총리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확진자를 신속하게 찾아내 격리하고 이들을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며 “특히 관련 종교단체의 대구 지역 교인들을 선제적으로 격리하고, 유증상자부터 신속히 진단 검사해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 총리는 관계 부처에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기민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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