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로 볼 때 이번 주 중 확진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실마저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일반병실을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실로 전환하려면 기존 환자를 타 병원으로 이동하고 소독, 시설 보완, 의료인력 배치 등을 하는데 최소 3일, 길게는 7일까지 소요됨에 따라 당장 병실 확보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23일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대구의 확진환자는 전일 대비 148명이 증가해 총 302명으로 늘었다. 지난 18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닷새 만이 누적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선 것이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미 확진자가 음압병실(1인실)에만 격리할 수 있었던 종전 대응지침을 보건당국과 협의해 경증환자는 일반병실(다인실)에서도 입원·치료할 수 있도록 변경했으나 확진자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마저도 한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시는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위해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246병상, 대구의료원 274병상 등 520개 병상을 확보해 놓고 있다. 또 내달 3일까지 대구의료원 84개 병상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21일과 22일 사이 70명, 22일과 23일 사이 140명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확진자 수를 감안할 때 이번 주 중 이들 병상마저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군 병상 확보도 난항을 겪고 있다.
확진자 증가에 대비해 대전의 국군통합병원과 협조해 음압병상 16실, 일반병실 80실을 확보했으나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따라 이 군병원의 병실을 대구 환자에 할애할 수 없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을 맞은 데다 의료인 감염 및 자가격리도 잇따르면서 의료인력의 피로도도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간호사에 이어 전공의도 23일 코로나19 확진이 확인됐다.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 병원 신천지 교인 간호사와 접촉한 전공의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이 전공의는 신천지 교인 간호사와 같은 병동에 근무한 접촉자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와 같은 병동에 있던 전공의 4명을 전수조사해 검사한 결과 1명이 양성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의사 13명, 간호사 47명이 자가격리 조치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국적인 상황을 보는 중앙정부와 대구의 상황을 바라보는 대구시의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대구는 이미 ‘경계’를 넘어 ‘매우 심각’ 단계에 접어들었다. 병상, 의료인력·장비의 차질 없는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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