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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뮤지컬 ‘브라더스 카라마조프’, 인간의 순수성과 악마성에 대한 질문

2020년 다시 돌아온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인간의 순수성과 악마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몰입감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작품은 2017년 두 번의 쇼케이스 무대를 거쳐 2018년 초연 됐다. 수현재컴퍼니와 김경주 작가, 이진욱 작곡가, 오세혁 연출이 의기투합했다.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악인이라 불리는 한 남자와 네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내면에 감춘, 바르지 못한 욕망을 바라보게 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네 형제들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묘사하면서 방대한 서사를 100분의 러닝타임으로 풀어낸다.







25일 오후 대학로 자유극장에서는 뮤지컬 ‘브라더스 카라마조프’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세혁 연출과 이진욱 음악감독, 배우 김주호, 심재현, 최영우, 조풍래, 이형훈, 서승원, 안재영, 유승현, 김지온, 김준영, 이휘종, 안지환, 박준휘, 피아니스트 김인애, 오성민이 참석했다.

도스토옙스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통해 인간이 지저를 수 있는 죄의 의미 영역을 형사상의 범죄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사유와 욕망의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이번 뮤지컬은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선과 악, 인간 본성을 정면으로 마주함으로 인간 내면에 숨겨진 모순과 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세혁 연출가는 “불행한 시대에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오래된 교회의 지하공간이 주 무대로 등장한다. 무대 한 가운데는 아버지 표도르를 보내는 장례식을 상징한다. 또한 네 형제가 아버지의 죽음을 추모하는 공간인 재단에서 극의 시작과 끝을 맺는다. 재단을 중심으로 네 형제의 공간들이자 각자만의 동굴 공간이 구획됐다. 각각 드미트리의 감옥, 이반의 집필실, 알료사의 기도실, 스메르쟈코프의 지하실을 상징한다. 김대한 무대 디자이너는 성스러운 땅 아래 조재하는 ‘인간 내면의 본성이 고스란히 보여지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담았다.

오세혁 연출은 “장례식 같으면서 거룩한 일이 벌어지는 성당 혹은 비밀리에 벌어지는 카타콤(Catacomb, 초기 그리스도 교도의 지하묘지)이란 공간을 중심으로, 거대한 동굴 안에 각자 형제들의 공간이 보여질 수 있게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서사를 드라마틱하게 구현한 피아노 선율은 극의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한편, ‘헛소리’, ‘우리는 까라마조프’ 등의 넘버는 중세 풍 음악으로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작품의 주제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특히,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르네상스 작법 중 하나인 가사의 의미를 음으로 표현하는 ‘가사 그리기(tone painting)’ 기법으로 넘버를 구성했다. 장면과 가사의 분위기를 음의 높낮이로 표현하며 공연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웅장한 피아노 선율이 매력적이다.







이진욱 작곡가는 2명의 피아니스트(김인애, 오성민)에 따라 다른 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작곡가는 “같은 캐릭터이지만 더블 캐스팅 된 배우에 따라 달라지듯, 피아노 반주 역시 또 다른 배우처럼 다양한 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평생을 탐욕스럽고 방탕하게 살아온 아버지 표도르 역에 김주호, 심재현, 최영우가 함께한다. 배우 조풍래, 서승원, 이형훈은 아버지의 기질을 그대로 물려받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순정을 가진 첫째 아들 드미트리 역을 열연ㅎ한다. 배우 유승현과 안재영은 논리와 지성을 갖춘 유학생이자 무신론자 둘째 아들 이반 역을 맡았다.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형제 간의 의심을 중재하려 애쓰는 알료샤 역에 김지온과 김준영이 새롭게 합류했다. 드라마틱한 감정 변화를 보이는 인물인 스메르쟈코프 역에 초연을 함께한 배우 이휘종과 박준휘에 이어 배우 안지환이 새롭게 캐스팅됐다.

팀내 맏형인 아버지 표도르 역 배우 김주호는 “기다려왔던 작품을 2년만에 올리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 이 한줄의 대사, 이 가사가 주는 의미와 깊이를 새기려고 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에 오른 김주호는 “까라마조프가의 피, 즉 같은 피이지만 4형제가 왜 섞이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을 한 것”에 이어 “초연 때 보여주지 못한 죽은 자와 산자의 경계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영혼으로서 모습 외에도 과거 살았던 모습 그 경계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오는 5월 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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