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지지자들이 가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신천지교회를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연계하려는 여론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던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오가는 내용을 추가 공개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좌표 찍고 나서자니 이제 모든 게 노출돼 일은 못하겠고, 퍼질러 앉아 있자니 좀이 쑤셔서 저의 유튜브 채널을 찾아서 공격하겠다고 한다”면서 “할 줄 아는 게 댓글 달기밖에 없으니, 이 상황에도 어딘가에 댓글을 달아야 할지만 고민 중”이라고 적으면서 텔레그램 참여자들의 상황을 전했다.
이 최고위원이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방의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참여자들은 ‘이준석의 유튜브로 출근하겠다’, ‘이준석의 (유튜브)채널을 알려달라’ 등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수성향의 유튜브 채널로 알려진 곳을 지명하면서 ‘혼내줘야겠다’, ‘잡으러 가겠다’ 등의 말도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해당 텔레그램 참여자들이 주고 받은 1만8,000건에 이르는 대화 내용을 분석한 후, 업무방해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지난 2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텔레그램에 ‘깨시민’들의 가짜뉴스 칭찬방이라는 것이 있는데 인터넷 댓글 공작의 지령소 같은 곳”이라면서 “이 방에서 어제부터 ‘새누리=신천지’로 몰라는 지령이 추가됐다”고 전했다.
이 최고위원이 언급한 깨시민이란 ‘깨어 있는 시민’을 뜻하는 단어로 현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극성 지지자들을 일컫는 말 가운데 하나다.
이 최고위원은 이 텔레그램 대화방과 관련, “1000명 정도의 사람이 들어있는데, 지령을 내려서 자신들끼리 유튜브 채널을 폭파시키거나 기사 댓글을 장악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이 올린 캡처를 보면 이 대화방에 있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신천지=새누리=자한당=미래통합당’이라는 단어를 나열하며 “이들의 정체를 널리 알려달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대화방 가입자는 “알바들이 신천지와 더불어민주당이 연관된 것처럼 억지로 프레임을 짜더라”며 “이제는 ‘신천지=새누리=자한당’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릴 단계”라고도 했다.
또다른 가입자는 자신들을 ‘독립군’에 비유하며 신천지교회와 새누리당, 미래통합당을 연계하려는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이 대화방에서는 요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반으로 보수를 갈라라’는 지령을 내렸지만, 어제부터 새누리와 신천지를 엮으라는 지령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최고위원은 “이 방에 민주당 의원들도 들어와 있다는 제보가 있어서 캡처를 해뒀다”며 “4개월 어치의 작업을 다 갈무리해 이제 슬슬 풀어볼까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여론 조작이 일상화 된 이들이 얼마나 대한민국 여론을 왜곡시키고 있는지 이제 명백히 공개하겠다”고 부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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