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부부가 자기격리 대상자에 포함된 이후에도 대구와 춘천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부부는 대구시민으로, 이 중 여성이 31번 확진자인 신천지 교인과 접촉했다.
남양주시는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77세 남성과 72세 여성 부부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됐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동선을 공개했다. 이 여성은 지난 21일 대구 서부보건소에서, 이틀 뒤인 23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두 차례 받았다.
그럼에도 이들 부부는 지난 22일 대구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춘천터미널에 도착한 뒤 다시 지하철로 남양주 화도읍까지 온 것으로 파악됐다. 화도읍에는 이들 부부의 두 딸이 살고 있다. 이 여성은 보건당국 조사에서 “자가격리 대상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경춘선 천마산역에서 만난 장녀(50)의 집에 도착해 4일 동안 마트와 은행, 약국 등을 방문했다. 이 사이에 발열 증세가 나타나자 지난 25일 남양주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에 큰 딸의 집에 머물렀다.
이후 26일 오전 8시 20분 확진 판정을 받았고, 현재는 음압병실이 없어 딸 집에서 대기 중이다. 당국은 음압병실이 확보되는 대로 긴급 이송할 예정이다. 두 딸 역시 자택에서 격리 중이다. 남양주시는 이들 부부와 딸이 방문한 장소 등을 일시 폐쇄하고 소독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대구 지역을 벗어나기 전 31번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알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작은 딸(44)는 구리시 내 수택동 아동센터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양주시는 이 같은 내용을 구리시에 통보했다. 구리시는 수택동 아동센터를 폐쇄한 뒤 소독 방역을 벌였으며 이 곳을 이용하던 아동 28명도 자택에 머물도록 조치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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