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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로나사태에도 눈귀 막은 노조의 몽니

4월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가 한껏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민주노총은 25일 ‘불평등·양극화 해소’를 앞세워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과 특수고용 근로자의 노동권 보장 등을 담은 총선 의제를 공개했다. 한국노총도 26일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당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과 노조 할 권리 도입을 관철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동계의 요구를 들여다보면 선거판을 틈타 몸집을 한껏 불리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말로는 사회적 약자를 챙기겠다면서도 노조 조직화가 부진한 영세사업장이나 특수고용·간접고용직 근로자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의 발길이 끊겨 고사위기에 몰린 중소·영세사업자들의 절박한 처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넘쳐나는 재벌 곳간을 열어 이윤착취 구조를 청산하고 재벌을 때려잡아야 한다는 식의 낡은 레코드판도 등장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이념투쟁에 젖어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뿐이 아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물류업계의 최저임금제로 불리는 안전운임제를 놓고 화물운송 업체와 대립해 물류대란마저 우려된다. 다음달부터 새 제도가 시행되면 운송비가 최대 80%까지 급등해 시장 왜곡과 운송사 도산이 불가피하다고 기업들은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화물연대는 닭고기 가공업체인 마니커 공장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점거시위를 벌여 판로가 막힌 양계농가를 고사위기로 내몰고 있다. 남들은 망하든 말든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노조의 이기심이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오죽하면 코로나19보다 민주노총이 더 무섭다는 얘기가 나오겠는가.



지금은 코로나19에 따른 국가적 대재난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노동계는 기득권부터 내려놓고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노동계가 계속 몽니를 부린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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