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국내 대학에 입학 예정인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입국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학에 기숙사 입소를 밝힌 중국인 유학생 상당수가 예정과 달리 귀국 비행기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기숙사 입소를 위해 귀국하겠다고 알린 중국인 유학생 중 상당수가 예정과 달리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대학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개강을 1~2주가량 연기했지만 중국에서 입국하는 유학생들의 경우 대학에서 마련한 격리 기숙사에서 최소 2주간의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한다. 3월 중순 개강을 2주 앞둔 현시점 대부분 대학이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숙사 입소를 진행하고 있다.
입소시기가 지난 20~26일이었던 중앙대의 경우 당초 300여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기숙사 의사 입소를 밝혔지만 실제 입소자는 100여명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사립대학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경희대 역시 지난 24~26일 동안 기숙사 입소를 완료할 방침이었지만 애초 기숙사에 들어오기로 했던 480여명 가운데 실제 입소한 학생은 24·25일 양일간 70여명에 불과했다. 90여명이 입소 예정인 이화여대의 경우 입소 시기가 다음 달 1일까지여서 아직 입소가 진행 중이지만 입소율은 예년보다 현저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최근 한국 입국을 두려워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입학 포기를 알려오고 있다”며 “최종 입소하게 될 유학생은 예정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입국 기피 현상은 지방도 다르지 않았다. 전남대의 경우 지난 26일 4~50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의 입국을 예상해 버스 2대를 인천국제공항에 배치지만 실제 입국한 학생은 15명에 불과했다. 충북대 역시 이날 90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34명만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대도 같은 날 입국 예정이던 중국인 유학생 21명 중 8명만 입국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대학 측은 대체로 중국인 유학생들이 입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중앙대의 한 관계자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최근 한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진 추세가 급변하며 귀국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자체에서도 출국 심사가 까다로워지거나 한국 상황을 더 보겠다며 입국 자체를 늦추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허진·김태영·이승배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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