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자신의 구속과 관련, “소가 웃을 일”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전 목사는 27일 오후 4시6분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부장판사 유석동·이관형·최병률) 심리로 구속적부심 심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나를 구속했다”며 “내가 어디로 도주하느냐”라며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 목사는 “두 번째 (구속사유는) 증거인멸 우려인데 이번 사건에서 문제삼은 것은 내가 연설하다가 발생한 일”이라며 “지금도 유튜브에 그대로 올라와 있는데 무슨 증거인멸이 되냐”고도 했다.
전 목사는 이어 “지난 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맡은) 판사는 그 두 가지 이유로 나를 구속했는데 그야말로 헌법 위반”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 24일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전 전국 순회 집회와 각종 좌담에서 자유한국당과 기독자유당 등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정치적 발언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총선을 앞두고 대규모의 청중을 상대로 계속적인 사전선거운동을 한 사안으로 범죄혐의가 소명된다”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김 판사는 “대의민주제 국가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차지하는 의의에 비춰 사안이 중하고 엄중한 처벌이 예상된다”고도 했다.
이에 전 목사는 구속 다음날인 지난 25일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신청했다. 구속적부심은 수사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법원에 판단을 다시 해달라며 신청하는 절차를 말한다.
한편 전 목사는 이날 오후 유튜브 ‘너알아TV’에 보낸 4번째 옥중서신을 통해 “청와대 광야교회와 이승만광장의 주일예배는 종교 행사임으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 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집회를 열지 않겠다고 했으나 곧 말을 바꿨다. 유튜브 집회를 하는 29일과 달리 다음달 1일은 주일이기 때문에 예배 형식이라 괜찮다는 주장이다.
전 목사는 “이것이 성도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실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실외에서 하는 것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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