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써 달라며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기부하는 등 소액이나마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보태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일부 연예인 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이 취소되자 환불금을 성금으로 쾌척하기도 했다.
28일 사단법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이날(오후1시 기준)까지 협회에 접수된 코로나19 성금 중 100만원 이하의 기부금 건수는 총 5,011건(약 3억4,494만원)에 달했다. 전체 모금 건수(1만1,261건)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10만원 이하의 소액 기부 건수도 약 25%를 넘는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성금이 그만큼 많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는 의미다.
성금의 형태는 집단에서 개인까지 매우 다양하다. 경희대 학생들은 코로나19 극복의 최전선에 있는 병원과 의료진을 돕자며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26일부터 모금을 시작했다. 여기에 재학생과 졸업생 1,200여명이 참여해 28일 오전까지 1,700만원 이상을 모았다. 모금은 오는 3월3일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일반인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도 늘고 있다. 한 공익요원은 “언론을 통해 보니 대구·경북 시민들이 너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월급으로 받은 돈 중 10만원을 성금으로 내놓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르바이트로 번 돈 일부를 기부한 사실을 밝힌 대학생도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유명 연예인의 팬들이 성금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방탄소년단(BTS)이 집단 감염 우려에 4월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공연을 취소하자 팬들 중 수백 명이 환불받은 티켓값 일부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부하고 있다. 이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은 날이지만 극복할 것”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된 티켓비인 만큼 확산 방지에 작은 힘이 됐으면 좋겠다” 등의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외에 강다니엘 등 다른 연예인들의 팬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에 나서자 팬들도 따라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공연이 취소된 BTS의 팬들은 단체로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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