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이 4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지역구 253곳 가운데 155곳(61.26%)의 후보를 사실상 확정했다. 피 말리는 공천 과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청와대 출신 후보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반면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 등은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은 1일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 윤건영 전 실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부산 북강서을에는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출신 최지은 박사, 경기 의정부갑에는 소방관 출신 오영환씨를 각각 전략공천자로 결정했다. 이로써 민주당이 단수공천·전략공천·경선 등을 통해 윤곽을 잡은 지역구 후보는 155명이다. 단수공천으로 84명, 전략공천으로 18명, 경선으로 53명이 공천을 받았다.
초반 공천 상황을 보면 이번 총선에 대거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의 희비가 엇갈렸으나 그래도 ‘실세’는 강했다. 윤 전 수석은 경기 성남 중원에서, 정 전 수석은 서울 관악을에서 각각 경선 승전고를 울렸다. 한 전 수석도 전북 익산을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진출한다.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은 서울 성북갑에서 현역 유승희 의원을 꺾고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고민정 전 대변인은 미래통합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낙점돼 서울 광진을에 전략공천됐다. 반면 김우영 전 비서관은 서울 은평을 경선에서 현역인 강병원 의원에게 졌다. 김봉준 전 비서관도 경기 남양주을 경선에서 현역인 김한정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강정구 전 선임행정관은 서울 도봉을 경선에 도전했으나 오기형 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에게 패배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공천을 받지 못한 청와대 출신도 있지만 청와대 출신의 기세가 상당하다”며 “남은 100여개 지역구 중에서도 청와대 출신이 가져갈 곳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내 공천 과정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개혁·진보 진영 비례대표 후보를 모으는 ‘선거연합 정당’ 창당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들이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서를 민주당에 송부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민주당과 정의당·녹색당·미래당 등 진보·개혁세력들이 힘을 합쳐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을 창당하고 각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을 여기에 ‘파견’하는 방식이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열어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일정 부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당 내부적으로 명분과 실리를 챙길 유일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연합 상대 정당들과의 의석 수 협상이다. 함께 비례대표 후보 연합 명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각 정당이 당선권에 몇 명씩 배치할지를 놓고 다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이 비례정당 창당 움직임에 반대하는 것도 장애물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내 1당을 미래통합당에 빼앗겨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민주당의 패배주의적 발상에 불과하다”며 “비례민주당이든 비례민주연합당이든 비례정당 창당은 대(對)미래한국당의 명분은 있으나 대국민 명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임지훈·하정연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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