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하노이 공항과 호찌민 공항에 한국발 여객기 착륙에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항공사들은 현지에 발이 묶인 승객을 태워 오기 위해 빈 비행기를 띄우기로 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정부의 착륙 불허로 긴급 회항해야 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인천발 하노이행과 호찌민행 등 2편을 승객 없이 승무원만 타고 가는 페리운항을 하기로 결정했다. 두 편의 여객기는 베트남 현지에서 승객을 태워 돌아올 예정이다. 당초 이날 운항할 예정이었던 베트남행 항공편 중 하노이행 1편, 호찌민행 1편, 다낭행 1편은 결항 조치했다. 대한항공 역시 이날 인천발 호찌민행 2편, 나트랑행 1편, 다낭행 1편을 각각 페리 비행한 뒤 베트남 현지에 남아있는 승객을 데려올 예정이다..
두 항공사는 다음주 초까지 일부 항공편에 대해 페리 운항을 시행한 뒤 당분간 베트남을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을 아예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태우고 돌아오는 승객도 평균 20∼30명 정도여서 페리 운항을 하면 할수록 항공사에는 큰 손해”라며 “항공사 입장에서는 현지에 체류하는 승객을 그냥 둘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빈 비행기를 띄우는 것”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당국은 전날 오전 승객을 태운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통보한 데 이어 밤에는 한국발 호찌민행 여객기의 착륙을 불허 하면서 호찌민 공항에서 차량으로 4시간 떨어진 껀터공항으로 변경하라고 통보했다. 해당 호찌민행 여객기가 이륙한지 40분 만에 취해진 조치였다. 다만 페리 운항은 허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수가 3,000명을 넘어서면서 전세계적으로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확대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하는 지역은 78곳이다. 베트남처럼 한국발 여객기의 운항을 막는 조치가 잇따르면서 당분간 부득이하게 항공편의 갑작스러운 결항을 비롯한 운항 중단과 축소 조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터키가 이날 0시를 기해 한국과 이탈리아, 이라크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혀 인천발 이스탄불행 비행기가 모두 결항 조치됐다.
/정현정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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