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도 한국發 입출국 차단…"우리 국민 231명 공항서 발동동"

터키 정부 "한국·이탈리아·이라크 여객기 운항 중단"

이스탄불서 발묶인 우리 국민, 제3국 경유 귀국 논의

이집트·그리스에서도 한국인 관광객 출국 저지

터키 이스탄불 공항 내부 전경./블룸버그

터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겠다며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전격 중단하면서 이스탄불 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던 한국인 231명의 발이 묶였다.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을 막으려는 조처의 하나로 3월 1일 오전 0시부터 한국과 이탈리아, 이라크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한국·이탈리아·이라크 항공사의 여객기는 3월 1일 오전 0시 이후 터키 내 공항에 착륙허가를 받을 수 없다.

다만 이들 국가의 외항사가 터키 내 자국민을 본국으로 철수시키기 위해 빈 여객기를 보내는 경우는 착륙허가를 받을 수 있으며 화물기 운항도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터키 항공사도 이들 국가로 가는 항공편을 편성할 수 있으나, 귀국 항공기에는 반드시 터키 국민만 태워야 한다.



당초 대한항공은 3월 한 달간 주 3회(수·금·일요일) 왕복 항공편을, 아시아나항공은 4월 14일까지 주 3회(화·목·토요일) 왕복 항공편을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터키 당국의 방침에 따라 차질을 빚게 됐다. 당장 1일 오전 2시20분 이스탄불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터키항공편이 취소되면서 우리 국민 231명이 이스탄불 공항에 발이 묶였다. 주이스탄불한국총영사관 관계자는 “이 가운데 80명은 터키항공에서 호텔을 제공해 공항에서 나왔으며, 이들은 2일 오전 2시20분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터키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라며 “다른 승객들은 제3국을 경유해 귀국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밤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터키항공을 타고 귀국하려던 한국인 10명이 탑승하지 못하고 카이로 시내 호텔에서 하루를 묵었다. 이중 9명은 이날 오후 아랍에미리트(UAE)의 에티하드 항공편을 이용해 카이로를 떠났고, 다른 1명은 이날 저녁 출국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주그리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밤 그리스 관광을 마치고 아테네에서 터키 항공을 이용해 귀국하려던 한국인 관광객 22명의 탑승이 저지됐다.
/김기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