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부티지지 전 시장은 이날 사우스벤드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향후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나의 목표는 언제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위해 미국인들을 단결시키는 것이었다”며 “지금 시점에서 이 같은 신념을 지킬 최선의 방안은 민주당과 미국의 단결을 돕기 위해 (내가) 비켜서는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중앙무대 정치경력은 적지만 하버드대와 옥스퍼드에서 공부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파병 복무를 했다.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 등 7개 국어를 구사하는데다 피아노 실력도 수준급이어서 백인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백인이 90%를 넘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2위를 한 데도 백인들의 힘이 컸다. 하지만 흑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8.2%의 득표율로 4위에 그치면서 유색인종의 벽을 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부티지지는 시장 재직시절 흑인 경찰서장 차별 논란과 동성애자라는 점 때문에 흑인들의 지지도가 낮다.
부티지지 전 시장이 빠지면서 민주당 경선은 선두인 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과 중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맞붙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또 다른 중도세력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부티지지의 사퇴는 같은 중도진영인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등을 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심으로 대선후보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흑인 경찰서장 차별 논란과 동성애자라는 점 때문에 흑인들의 지지도가 낮아 표 확장성이 부족하고 선거운동자금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바이든의 강세를 의식한 현실적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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