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오는 2024년까지 전국의 모든 초중고 교실에 기가급 무선망(Wi-fi)을 설치한다. 모든 교실에 제대로 된 인터넷망이 깔려 있지 않아 디지털교과서 활용, 온라인 협업학습 등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지만 4년 뒤에야 완료돼 미래화 교육에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교육부는 ‘2020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안에 ‘인공지능(AI) 교육 종합방안’을 수립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교육부는 올해 전체 2,358개 고교의 학교당 최소 4개 교실에 기가급 무선망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하고 4년 뒤인 2024년까지 전국의 모든 초중고 교실에 기가급 무선망을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4개 학급에 무선망이 설치된 상태로 올 하반기에 전 교실 무선환경 구축을 위한 예산 확보 및 사업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게 된다. 정부가 올해를 소프트웨어(SW) 교육에서 AI 교육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으로 삼고 AI 교육 확대에 나서지만 대대적인 예산 증원 등은 준비되지 않은 셈이다.
교원 수급을 위해 교육부는 교육대학원에 AI융합교육전공을 신설해 현직 교사 등 연간 1,000명이 AI 과목을 지도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기로 했다. 올해 초등학교·중학교 1곳당 최소 60개의 스마트기기도 보급된다.
AI 교육 확대가 가장 시급한 고교에서는 올해 ‘AI 기초·융합과목’을 신설하고 내년부터 적용한다. 하지만 고교 단계 교육은 여전히 ‘선택과목’에 머물러 대대적인 교원 확충 없이는 약 50%에 불과한 과목 채택 비율이 늘어날지 미지수다.
아울러 교육부는 초등학교 1학년의 학습·돌봄 강화를 위해 협력수업 확대 등을 포함하는 ‘학부모 안심 학년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약 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1학년 학급의 50%인 약 1만학급에 바닥 난방, 개수대, 실내 인테리어 등을 설치해 학습과 돌봄이 동시에 가능한 교실환경을 구축한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돌봄 수요 및 대기자가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방과후교실과 돌봄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올해 초등 돌봄교실 700실과 마을 돌봄기관 430개소, 국공립 유치원 500학급을 확충할 방침이다. 어린이 교통사고가 많은 위험지역에는 무인 교통단속장비 2,087대, 신호등 2,146개를 우선 설치하기로 했다.
이 밖에 교육부는 고졸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월 60만원의 고졸 취업 현장실습 참여지원금도 신설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교원단체 교총은 성명을 내고 “감염병 확산 사태의 장기화와 반복화에 대비해 학생 및 교직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교육당국 차원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책이 빠져 있다”며 “학력 신장 대책이나 구체적인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도 없어 아쉽다”고 논평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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