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등 정비구역 일몰제 기한이 2일부로 종료됐지만 각 사업장의 일몰 여부는 당분간 판가름하기 어렵게 됐다. 해당 안건을 심의하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코로나 19로 인해 무기한 연기된 탓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도시계획위원회를 포함한 각종 대면 위원회가 전면 중단됐다. 정비구역 일몰제 여부를 심의하는 도시계획위원회는 당초 오는 4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서울시 측은 “도계위는 연기됐지만 심의 날짜만 미뤄졌을 뿐 일몰제 연장 신청이나 조합설립 기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비구역 일몰제는 일정 기간 사업 진척이 없는 정비구역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직권으로 정비구역에서 해제하는 제도다. 지난 2012년 1월 30일 이전에 추진위 승인을 얻은 사업장은 일몰제 개정법이 본격 시행된 2016년 3월 2일부터 4년 이후, 즉 올해 3월 2일까지 조합설립을 하지 못하면 일몰제를 일괄 적용받게 돼 있다. 이에 각 조합들은 2일 전까지 조합설립총회를 열어 조합을 세우거나 주민 30% 이상의 동의를 받아 일몰 연장 신청을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 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일몰제 연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서울시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조합 총회 등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탓이다. 서울시는 조합설립총회 대신 주민 30%의 동의만 받으면 되는 일몰 기한 연장 신청을 해달라고 각 조합에 협조를 요청해왔다. 이에 일부 추진위는 총회 대신 일몰제 연장을 선택하기도 했다. 송파구 송파동 한양 2차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예정이었던 조합설립총회를 잠정 연기하고 송파구청에 일몰제 연장을 신청했다. 신반포2차도 29일 열기로 했던 조합설립총회를 연기하고 서초구청에 일몰제 연장을 신청했다.
앞서 발 빠르게 조합설립총회를 열어 정비구역 해제 위기에서 벗어난 곳도 많다. 한강 변 50층 개발이 가능한 성수 2구역이 지난달 5일 성동구청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고, 서초 진흥과 미아4-1구역이 2월 1일 조합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신길2구역은 지난달 29일 영등포구청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며 일몰제 적용 위기를 완전히 벗어났고 같은 달 15일에는 미아9-2구역이 조합창립총회를 열어 사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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