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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성 정체성을 뒤집다...‘나는 침대 위에서 이따금 우울해진다’

신간 『나는 침대 위에서 이따금 우울해진다(UNTURE)』가 출간됐다. 도서는 여성의 성 정체성을 다루며 그동안 우리 사회에 잘못 인식돼온 여성의 성적 욕망에 다가간다. 그간의 성에 대한 담론을 과학, 철학, 문화인류학의 관점으로 접근해 지적 탐험을 나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 뿐 만 아니라 남성, 부부 등 성 담론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하길 바라는 독자들이라면 주목해볼 만하다.





도서는 불륜을 저지른 여성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한다. 오랜 세월, 불륜을 저지른 여성에게는 꽃뱀, 요물 등과 같은 주홍글씨가 새겨진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이런 사실에 초점을 맞춰 불륜을 저지른 여성이 어떤 특징을 갖는지 탐구하며 그들은 성욕을 자유롭게 발산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어 우리 사회는 왜 불륜남 보다 불륜녀에 더 많은 비난이 쏟아지는지 의문을 품으며 여성의 성 정체성을 탐구하는 지적 여행을 펼친다.

저자는 남성과 비교해 여성은 성욕이 적고 일부일처제를 선호하며 남성으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한다는 오랜 믿음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과거 건강한 여성은 성욕이 없다는 인식이 만연해 여성은 성욕을 들어낼 수 없었고 자신의 성에 솔직할 수 없었다는 의견이다.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재의 모습을 생물학, 사회학, 여성학 분야의 전분가들과 불륜을 저지른 여성들, 다자간의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폴리아모리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며 여성의 성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펼쳐나간다.

총 9장으로 구성된 도서는 여성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라는 조언을 시작으로 불륜을 저지른 여성, 즉 성욕을 과감히 들어낸 여성이라는 렌즈로 여성의 성 정체성에 접근한다. 이어지는 4장에서는 여성의 억눌린 성 정체성을 기원전 6000년 전에 시작된 쟁기문화에서 답을 찾는다. 이때부터 남녀의 성 역할이 나뉘어 졌다는 저자의 생각을 중심으로 성 역할이 어떻게 인식되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쟁기문화 이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인간 본연의 성 문화를 살펴본다. 6장에서는 인간과 DNA가 약 99% 일치하는 보노보 침팬지를 연구하며 원래의 성 문화를 짐작해보고 미래의 문화를 내다보기도 한다.



탐구의 마지막 여정은 오픈 러브 가치관을 지향하는 폴리아모리나의 설명이다. 이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폴리아모리의 사례를 제시해 새로운 사랑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도서 『나는 침대 위에서 이따금 우울해진다(UNTURE)』의 저자 웬즈데이 마틴(Wednesday Martin)은 ‘잡년의 대리인’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글을 쓰기로 유명하다. 기존의 사고방식을 뒤흔드는 혁신적 담론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대중을 다소 불편하게 만들어 새로운 생각을 끄집어내는 것이 그녀의 특징이다. 상류층의 비상식적인 생활을 폭로한 이전 작 ‘파크애비뉴의 영장류들’은 세계적 권위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금번 도서는 예민할 수 있는 ‘여성의 성’이라는 주제를 다루며 기존의 사고방식을 과감히 뒤집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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