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 행사에도 참석을 하지 못하게 됐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이 중동지역에 수출한 최초의 원전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당초 3월 중순 UAE, 이집트, 터키 등 3개국을 순방하기로 관계국들과 협의하고 구체 일정을 준비해 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우려 속에서 코로나19 대응에 진력하고자 순방 일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공식 발표하지도 않았던 대통령 순방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브리핑을 한 것은 코로나19 상황에 적극 대응한다는 취지를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UAE가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행사에 문 대통령을 주빈으로 초청했다”고 밝혔으나, 대통령의 참석은 결국 무산됐다.
청와대는 아울러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청와대를 24시간 긴급비상체제로 전환한다고 이날 밝혔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모든 비서관실은 24시간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해 주중, 야간, 휴일 주말에도 당직자가 근무하게 된다”면서 “정부는 감염병 대응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국민과 소통하고 현장중심의 대응력을 강화해 국가적인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구 지역 병상 부족 문제와 관련해 “경증환자 치료를 위해 가능한 모든 시설을 동원해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하라”며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병실 확보를 위한 ‘긴급명령권’을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대구시와 민간이 보유한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지시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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