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역시 정밀한 통화정책이 요구된다. 한은은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코로나19의 경로를 좀 더 살펴보기 위해 금리 인하를 미뤘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한은도 다음달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선진국을 따르는 것은 옳지 않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금리의 방향성을 결정하되 최적의 타이밍에 빅스텝(큰 폭의 통화정책)을 밟을 수 있게 힘을 최대한 비축해야 한다. 국채 추가 매입 등 양적완화 카드도 준비해놓을 필요가 있다. 과거 잘못된 통화정책이 얼마나 큰 후유증을 초래했는지 한은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정부도 통화정책 완화의 후유증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시중에는 이미 유동성 함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이 넘쳐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풍선효과가 계속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금리 인하로 파생될 부동산 부문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 확대를 통한 근본적인 안정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유동성이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서둘러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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