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대부분의 법원이 임시 휴정기에 들어가면서 댓글 조작, 사법농단, 조국 일가 사모펀드 불법투자 등 주요 사건 재판이 줄줄이 연기됐다. 미뤄진 재판이 재개될 내주부터는 각 재판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잇따라 주요 재판 일정을 연기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는 전날 오는 10일로 예정돼 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댓글 조작 공모 혐의 항소심 공판기일을 24일로 변경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도 지난 4일 예정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 55차 공판기일을 11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의 재판도 지난달 27일 열릴 계획이었지만 오는 13일로 변경됐다. 이 사건 관련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9달 넘게 중단됐다가 지난 2일 재개될 예정이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 역시 9일로 미뤄졌다.
당초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기로 했던 조국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모펀드 불법투자 혐의 재판도 오는 11일로 2주가량 연기됐다.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조 전 장관 조카 조범동씨 재판 또한 지난달 26일에서 이달 9일로 기일이 밀렸다.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둔 정 교수 재판의 경우 부실 심리도 우려된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이 정 교수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합의25부를 대등재판부로 변경하면서 새 재판부는 그간의 재판기록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게 됐다. 정 교수 구속 만료일인 5월10일까지 약 두 달밖에 남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아직 본격적인 공방이 진행되지 않은 이 사건 재판은 졸속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연기된 일정에 따라 다음주에는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의 사법농단 재판, 조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불법투자 사건 재판이 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달 셋째주와 넷째주에는 각각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20일), 김 지사 댓글 조작 사건 2심 재판이 진행된다.
다만 법원이 최근 코로나19 확산 지속으로 휴정 권고 기간을 연장하면서 이들 재판이 재차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2주간의 임시 휴정을 권고한 데 이어 이달 20일까지 권고 기간을 늘렸다. 서울고법도 오는 20일까지 각 재판부가 탄력적으로 재판을 진행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각 법원은 아직 해당 사건들 재판에 대한 추가 연기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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