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나 심장·호흡기질환, 당뇨병·고혈압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거나 중증 폐렴으로 진행할 위험이 커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손 씻기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키고 약 복용, 꾸준한 실내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는 발열이나 기침·인후통(목 아픔) 등 호흡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지만 바이러스를 배출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만성질환자가 아니더라도 몸살 기운이나 가벼운 기침 등 증상이 있으면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가족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가족 모두 손소독제·비누 등으로 손을 자주 씻고 화장실·샤워실·주방·책상, 문 손잡이, 운동기구 등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과 물건도 알코올·희석한 락스 등으로 소독한다.
◇발열·호흡기증상이 3~4일 넘으면 안심병원·선별진료소로=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3~4일 이상 계속되면 ‘국민안심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1339에 연락해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 병원에 갈 때는 꼭 마스크·장갑을 끼고 대중교통은 이용하지 않는 걸 권장한다.
만성질환은 꾸준히 치료해야 호전될 수 있다. 복용하던 약이 떨어지지 않게 정해진 날에 병·의원에 가거나 전화상담을 통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약을 처방받도록 한다. 다니던 병·의원을 가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복용하는 약 이름을 외우거나 처방전을 잘 보관할 필요가 있다.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 호흡기질환자는 요즘 같은 바이러스 유행 시기에 외출을 자제하고 손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있으므로 꾸준히 치료를 받으며 증상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약 복용 또는 인슐린 주사, 식사시간 등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평상시 혈당 조절이 잘 안 되거나 인슐린을 사용 중인 당뇨병 환자라면 짧은 기간만 약이나 인슐린 투여를 소홀히 해도 혈당이 급상승해 당뇨병성 케톤산증, 고삼투압성 혼수 같은 심각한 당뇨병 합병증을 앓게 될 수 있다”며 “차를 운전할 때 저혈당 증세가 느껴지면 바로 운전을 중단하고 당을 보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혈압 환자는 처방받은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짜지 않은 식단, 적당한 운동, 체중조절, 금연, 절주·금주, 스트레스 해소에 신경을 써야 혈압조절과 동맥경화증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운동 강도는 이야기하기 약간 힘든 정도 이상으로=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다 보면 답답하고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다. 만성질환자는 일반인보다 우울증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암 환자도 절반 이상이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한 우울 증상을 보인다.
우울감이 보름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우울증은 흥미·의욕상실, 피로감,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삶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가벼운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되므로 가족과 주변인의 관심·대처가 중요하다”며 “옆에서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면 음성·영상 통화 등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만성질환자는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과일·채소와 계란 등 양질의 단백질로 적당한 양의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자주 움직여주면 기분전환과 우울증 예방,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외출 자제가 운동 부족으로 이어지지 쉬우므로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주 3~5회, 하루 20~60분 정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게 좋다”며 “운동 중 이야기하기 약간 힘든 정도의 강도 이상으로 해야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운동을 할 때는 우선 가벼운 스트레칭과 맨손체조 등으로 뻣뻣해진 관절을 늘려줘야 근육의 온도와 체온을 높이고 관절부상·근육결림을 예방할 수 있다. 무겁지 않은 무게의 아령으로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피로감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힘든 자세로 운동하거나 반복 속도가 너무 빠르면 근관절 손상 위험이 있으므로 운동 강도는 점진적으로 높인다. 트레드밀(러닝머신), 고정식 자전거 등으로 유산소운동을 적절하게 하는 것도 좋다. 유산소운동은 심폐·심혈관·관절 기능 향상과 체지방 감소,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조절에 효과적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생활 속 근력운동
<벽 짚고 팔굽혀펴기>
벽에서 팔 길이만큼 떨어져 선 자세에서 두 발과 팔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손바닥으로 벽을 짚은 뒤 천천히 팔굽혀 펴기를 한다. 발뒤꿈치는 들지 않는다. 통증이 있으면 벽 쪽으로 좀 더 다가가고 손 간격을 좁혀 시행한다.
<벽을 이용한 스쾃 운동>
벽에서 한 발짝 떨어져 서서 등을 벽에 붙인 뒤 팔을 어깨높이로 쭉 편 자세로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한다. 무릎을 90도 이상 구부리지 않아야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10회 정도 반복해도 힘들지 않다면 한쪽 다리로만 시행한다.
<앉아서 다리 들기>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한쪽 무릎을 펴고 허벅지에 힘을 주면서 10까지 천천히 센 뒤 무릎을 구부려 다리를 내린다. 2~3초 쉰 뒤 다시 드는 동작을 반복한다. 강도가 약하다고 느껴지면 발목에 모래주머니 등을 달고 하면 된다. TV 등을 보면서 하면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다.
<누워서 엉덩이 들기>
누운 상태에서 양쪽 무릎을 세우고 양팔을 몸통 옆으로 약간 벌린 채 손으로 바닥을 짚는다. 엉덩이를 들어 무릎에서 가슴까지 평행하게 한 뒤 10까지 천천히 세고 엉덩이를 내린다. 허벅지·엉덩이 근육은 물론 허리 근육을 강화해 허리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계단 오르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자.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운동과 하지 근력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5분이면 15~20층 정도 오를 수 있다. 익숙해지면 하루 총 60층 이상을 걸어 올라가는 게 좋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