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경계했던 대로 우승 후유증은 없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의 대열에 합류한 임성재(22·CJ대한통운)가 우승 후 대회 첫날을 무난하게 마쳤다.
임성재는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파72·7,454야드)에서 열린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순위는 공동 19위, 선두 맷 에버리(미국·7언더파)와는 5타 차다.
지난 2일 혼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임성재는 흥분과 부담감을 떨치고 다시 상위 입상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2007년부터 ‘더 킹’ 아널드 파머(2016년 사망)의 이름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121명만 출전하고 일반 대회와 달리 우승자에게 3년간의 투어카드를 주는 빅매치다.
이날 임성재는 바람이 강해진 오후에 경기를 시작해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 모두 50%를 기록했다. 그린을 놓친 9개 홀에서 보기를 2개로 막은 위기관리 능력과 변함없는 퍼트 감각으로 타수를 줄였다. 전반에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맞바꾼 그는 후반 들어 12번(파5)과 1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순위를 끌어올렸다. 14번홀(파3)에서 티샷이 짧아 보기를 적어냈지만 1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1.8m에 붙여 곧장 만회했다.
PGA 투어 통산 2승을 2014년과 2015년 모두 이 대회에서 거둔 에버리는 버디만 7개를 뽑아내 선두에 나섰지만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턱밑 추격을 받았다. 2018년 이 대회 우승자인 매킬로이는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여 1타차 단독 2위에 올랐다. 벙커에서 250야드를 남기고 3번 아이언 샷으로 홀 7m에 붙여 이글을 잡은 4번홀(파5)이 하이라이트였다.
강성훈(32)이 3언더파 공동 11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안병훈(29)은 1언더파 공동 30위에 자리했다. 대기선수 1번이던 이경훈(29)은 허리통증으로 기권한 디펜딩 챔피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의 대타로 출전하는 행운을 누렸다. 몰리나리의 당일 기권으로 인해 특급스타들인 매킬로이, 전 세계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동반한 이경훈은 이븐파 72타(공동 45위)를 쳤다. 로즈는 1오버파를 기록했다. 이경훈은 “갑자기 출전한데다 동반자가 매킬로이와 로즈여서 설렜고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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