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이영상 병원장과 박상종 코로나대응팀장의 하소연이다. 이 병원은 환자 3명과 보호자 1명, 간호사·간호조무사 5명 등 9명이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돼 6일 오전 0시 30분부터 외래진료와 응급실 운영이 중단됐다. ‘일시 폐쇄’ 조치를 당한 것.
이 병원은 발열, 기침·인후통(목 아픔) 등 감기인지 코로나19 의심증상인지 구분이 어려운 환자들의 외래진료 구역(안심진료소 또는 안심진료센터)과 출입구 등을 다른 환자들의 외래진료 구역과 완전히 분리한 ‘국민안심병원’이어서 안심병원도 믿지 못하겠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감염 사고는 코로나19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는 모든 환자에 대해 병원 밖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는한 막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잠복기간이어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을 수 있으므로 며칠 뒤 또 검사를 해야 감염사고를 차단할 수 있다. 골아픈 문제다.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도 “코로나19가 워낙 전염이 잘 되고 잠복기 중이거나 무증상자는 검사 대상도 아니어서 병원내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당제생병원의 감염사고 예방 노력에도 빈틈이 있었을 것이고, 운도 따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예방 노력을 좀 더 철저히 했거나 운이 좋아 운영중단을 피한 병원도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코로나19 환자가 확진을 받기 전인 지난달 29일 자녀 외래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확진 판정은 그 후 나왔다. 방역당국과 세브란스병원이 CCTV 등을 확인해보니 이 확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알코올 세정제로 3번 이상 손을 닦았다. 2m 이내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접촉한 의료진도 없었다. 덕분에 접촉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났고 어린이병원은 외래진료 중단 같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지난달 12일부터 약 1주일간 입원한 외국인을 ‘의심환자’로 분류, 음압병상에서 진료한 덕분에 폐쇄 조치를 피했다. 의료진은 호흡기 증상이나 폐렴이 확인되진 않았지만 몽골을 다녀온 외국인이어서 응급실 내 음압병상에서 진료했다. 이 외국인은 24일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됐다. 방역당국과 병원 측은 CCTV로 확인한 접촉자 59명을 검사했는데 모두 음성이었다. 상황은 응급실이 하루 정도 새 환자를 받지 않고 소독하는 선에서 끝났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