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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발생했지만…'희비' 엇갈린 병원들

<분당제생병원>

의심증상 없던 암환자 3명 등

9명 확진에 외래·응급실 중단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확진자 마스크 덕에 무사통과

<서울대병원 응급실>

음압병상 진료 덕에 폐쇄 모면

“말기 암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으면 후유증으로 바이러스 등과 싸우는 백혈구 수치가 바닥까지 떨어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감염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면역력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어 환자 본인은 발열이나 기침·인후통(목 아픔) 등 감기와 구분하기 어려운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못 느낄 수 있어요. 나중에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되면 병원과 의료진 입장에선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암환자와 의료진 등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6일 외래진료·응급실 운영이 중단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의 이영상 병원장이 환자 발생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박상종 코로나대응팀장. /연합뉴스




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이영상 병원장과 박상종 코로나대응팀장의 하소연이다. 이 병원은 환자 3명과 보호자 1명, 간호사·간호조무사 5명 등 9명이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돼 6일 오전 0시 30분부터 외래진료와 응급실 운영이 중단됐다. ‘일시 폐쇄’ 조치를 당한 것.

이 병원은 발열, 기침·인후통(목 아픔) 등 감기인지 코로나19 의심증상인지 구분이 어려운 환자들의 외래진료 구역(안심진료소 또는 안심진료센터)과 출입구 등을 다른 환자들의 외래진료 구역과 완전히 분리한 ‘국민안심병원’이어서 안심병원도 믿지 못하겠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감염 사고는 코로나19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는 모든 환자에 대해 병원 밖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는한 막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잠복기간이어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을 수 있으므로 며칠 뒤 또 검사를 해야 감염사고를 차단할 수 있다. 골아픈 문제다.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도 “코로나19가 워낙 전염이 잘 되고 잠복기 중이거나 무증상자는 검사 대상도 아니어서 병원내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진료 중단된 분당제생병원 vs. 폐쇄 모면한 서울대병원 응급실 암환자·의료진 등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6일 외래진료·응급실 운영이 중단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왼쪽). 확진자가 나왔지만 음압병상 진료로 지난달 폐쇄를 모면했던 서울대병원 응급실. /연합뉴스·임웅재기자


하지만 분당제생병원의 감염사고 예방 노력에도 빈틈이 있었을 것이고, 운도 따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예방 노력을 좀 더 철저히 했거나 운이 좋아 운영중단을 피한 병원도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코로나19 환자가 확진을 받기 전인 지난달 29일 자녀 외래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확진 판정은 그 후 나왔다. 방역당국과 세브란스병원이 CCTV 등을 확인해보니 이 확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알코올 세정제로 3번 이상 손을 닦았다. 2m 이내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접촉한 의료진도 없었다. 덕분에 접촉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났고 어린이병원은 외래진료 중단 같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지난달 12일부터 약 1주일간 입원한 외국인을 ‘의심환자’로 분류, 음압병상에서 진료한 덕분에 폐쇄 조치를 피했다. 의료진은 호흡기 증상이나 폐렴이 확인되진 않았지만 몽골을 다녀온 외국인이어서 응급실 내 음압병상에서 진료했다. 이 외국인은 24일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됐다. 방역당국과 병원 측은 CCTV로 확인한 접촉자 59명을 검사했는데 모두 음성이었다. 상황은 응급실이 하루 정도 새 환자를 받지 않고 소독하는 선에서 끝났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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