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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만이 위기는 아니다"…서점가 '新안보 리스크' 경보

코로나 19 전세계 대확산 계기

바이러스 기후변화 사이버공격

미래사회 위협 요인에 관심 커

쓰레기책·글로벌 그린 뉴딜 등

경각심 일깨우는 신간 줄이어

지난 3일 오후 대구 시내 한 숙소에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장교 75명이 도착한 후 입소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되는 국군대구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 지원을 한다./연합뉴스




학교 앞이 휑하다. 4년 만의 총선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악수하자며 손 내미는 이가 없다. 공연도, 영화도 예고했던 새봄 라인 업이 헝클어졌다. 거리는 무채색 마스크의 물결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2020년 봄이 이런 모습으로 올 줄 누가 예상했겠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위협. 사람들은 낯선 질병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의학·방역 위기에 처한 게 아니다. 실은 지금 ‘안보 위기’다.



■보이지 않아 더 위험한 ‘신안보’

안보라고 하면 일차적으로 핵이나 미사일, 폭격기, 숙련된 군대 등 군사 이미지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안보에는 이처럼 ‘보이는 위협’과 싸우는 전통안보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외부의 위협과 맞서는 ‘신안보(emerging security)’가 있다. 전 세계를 휩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바이러스는 대표적인 신안보 위협 요인이다. 사이버 해킹,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 대응 역시 모두 신안보의 영역에 속한다.

최근 서점가에선 이러한 신안보 리스크에 경종을 울리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며 눈길을 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바이러스 분야다. 대한바이러스학회 회원들이 공동 집필한 신간 ‘우리가 몰랐던 바이러스 이야기(범문에듀케이션)’는 끊임없이 인류를 괴롭혀 온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바이러스에 관한 다양한 기초 지식과 앞으로 다가올 위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을 제공해 준다. 당장 코로나19를 극복해 내더라도 언젠가 또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증이 출현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책은 바이러스를 제대로 알고 대비하기 위해 상식적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



미국의 현직 의사 맷 매카시의 신간 ‘슈퍼버그(흐름출판)’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어떤 약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로부터 인류의 생존을 지켜내기 위한 의학계의 연구를 소개한 책이다.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에 따른 박테리아 진화에 대한 묵직한 경고를 날리면서 이를 막기 위한 의료진의 치열한 싸움을 생생하게 담았다.

3일 육군 제23보병사단의 제독 차량이 강원 삼척시 도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 등을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척시


■바이러스, 기후변화, 사이버공격…

인류 전체를 공멸로 몰아갈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신간도 계속 나오고 있다. 저명한 미래학자 제러미 러스킨의 ‘글로벌 그린 뉴딜(민음사)’, 청년 정치인 이동학의 ‘쓰레기책 : 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가(오도스)’ 등이 대표적이다. 러스킨은 저서에서 인간의 화석 연료 사용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교란 등을 지적하고, 이를 막기 위해 그린 경제, 에너지 혁명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쓰레기책’은 세계 각 지역의 환경 파괴 현장을 적나라하게 소개한다. 저자가 직접 찍은 세계 각지의 쓰레기 문제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쉽게 풀어냈다.

또 다른 신간 ‘미세먼지 제로 프로젝트(프리스마)’는 우리에게 남은 골든타임이 10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신간은 아니지만 공중보건 전문가 고(故) 폴 엡스타인의 ‘기후가 사람을 공격한다(푸른숲)’는 기후변화가 지구 온난화는 물론 빈곤, 감염병, 가족 해체까지 야기 한다고 경고한다.

사이버 안보 관련 신간은 다소 전문적이다. 작년 말 출간된 김상배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의 ‘사이버 안보의 국가 전략 3.0(사회평론아카데미)’은 강대국 뿐 아니라 한국 등 여러 중견국의 사이버 안보 전략과 태세를 정리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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