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중단됐던 조국 일가 사건, 사법농단 사건 재판이 9일 다시 열렸다. 법원의 휴정 권고에도 이들 사건 재판을 더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각 재판부가 재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7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재판에는 조 전 장관 일가족이 출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경영권 지분 취득에 나섰던 아큐픽스(현 포스링크) 부회장을 지낸 민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씨는 “(아큐픽스 투자 당시) 익성이 주도적으로 자금을 댔다”면서도 “조씨가 투자자 모집 등 금융라인을 총괄하며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 소개받았다”고 진술했다. 민씨는 코링크PE의 ‘돈줄’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링크PE가 인수했던 코스닥 상장사 WFM에는 민씨와 관련된 회사들이 수백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웅동학원 교사 채용비리 사건 재판도 열렸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조씨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는 조 전 장관의 부친 조변현 전 웅동학원 이사장이 이사장 자리에 오른 경위, 웅동중학교 이전 공사를 고려종합건설이 담당하게 된 경위, 조씨가 웅동학원 사무국장에 오른 경위 등을 과거에 들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중요한 안건에 대한 결정사항 등은 그때그때 이사회에 보고돼야 하는데 (관련 내용들에 대한) 보고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는 11일에는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도 다시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는 11일 사모펀드 불법투자,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 교수의 5차 공판을 속행할 예정이다. 해당 재판부는 지난달 법관 정기 인사 후 전원 교체됐고, 이에 재판부는 이날 그동안 공판 기록 등을 다시 점검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을 재개했다. 임 전 차장 재판은 앞서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9개월 동안 중단됐었다. 구속 수감 중인 임 전 차장은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고, 보석심문은 10일 진행된다. 임 전 차장은 1년 반 가까이 구속돼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불구속 재판이 타당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 4일 열릴 예정이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공판도 오는 11일과 13일에 열린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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