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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가 계파 지운 통합당에 김종인이 친黃 판까나

친박 중진 등 대거 낙천됐지만

선대위에 등판 유력한 김종인

공천 수정땐 충성경쟁 가능성

홍준표 "야비한 공천" 맹비난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 약 50일 만에 당내 주요 계파의 중진들을 4·15총선에서 대거 낙천시켰다. 친박·김무성·유승민계로 불리던 인사들의 컷오프(공천배제)·불출마로 사실상 계파가 사라진 무대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등판이 유력해지고 있다. 김 전 대표가 황교안 대표와 4·15총선을 이끌면 자연스럽게 당내 ‘친황 계파’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합당은 10일 기준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221곳에 대한 공천 윤곽을 잡았다. 통합당이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한 광주·전라 지역(28석)을 제외하면 공천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눈여겨볼 점은 “눈 가리고 칼을 휘두르겠다”고 공언한 공관위가 출범한 지 48일 만에 각 계파의 중진들을 무더기로 총선에서 배제한 사실이다. 친박계로 불리던 원유철(5선) 의원은 불출마, 윤상현(3선) 의원은 공천배제, 김재원(3선) 의원은 험지로 갔다. 김무성계 중진인 강석호(3선) 의원도 공천에서 배제되고 권성동(3선) 의원도 낙천됐다. 통합한 유승민계도 중진 정병국(5선) 의원은 불출마, 이혜훈(3선) 의원은 험지 동대문을에서 경선을 치러야 한다. 총선 이후에도 각 계파의 구심점 역할을 할 의원들이 원외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계파’ 구도가 된 통합당은 다음주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그런데 총선을 지휘할 선대위원장에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 전 대표가 유력하다. 황 대표가 직접 삼고초려했고 김 전 대표는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친황 계파’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친노(친노무현)계를 물갈이하는 ‘친노 저승사자’로 통했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서울 등 일부 지역 후보자들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공천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핵심관계자는 “공천을 문제 삼으면 선대위에 충성하는 이른바 ‘줄 세우기’가 벌어질 수 있다”면서 “비례대표 구성과 계파 구심점을 자처하던 중진들을 황 대표가 영입한 선대위가 살리면 없던 친황계도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의 선대위가 김 위원장의 공관위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선대위가 공관위와 부딪힐 여지는 낮다는 의견이다. 통합당 당직자는 “당헌은 최고위원회가 재의를 요청해도 공관위 위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공천을 확정할 수 있다”며 “공천 조정권은 공관위가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목요일까지 황 대표가 공천을 바로잡으라”고 다시 한번 요구했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 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 위원장의 사감이 합작한 야비한 공천배제”를 주장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공천 번복이 되지 않을 경우 탈당 등 독자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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