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퍼족이 준비하는 생존수단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기초적인 1단계는 생존휴대품으로 비상금, 스마트폰, 호루라기, 파라코드 팔찌(낙하산 줄로 만든 팔찌) 등 평소 갖고 다니는 물품이다. 2단계는 직장인이나 학생이 메고 다니며 일상적 위험에 대비하는 생환가방이다. 이 가방에는 방독면, 담요, 먹는 물이 있어야 하며 무게는 5㎏ 이하로 맞춘다. 3단계 생존배낭은 재난 발생 시 3일 정도 외부의 도움 없이 버틸 수 있게 준비한다.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생존배낭의 구성 물품으로는 라디오 겸용 랜턴, 건전지, 담요, 응급침낭, 파라코드 팔찌, 호루라기, 맥가이버 칼, 물티슈, 방진 마스크, 양초, 핫팩, 구조 손수건 등이 있다. 4단계인 30일 생존물자를 넘어 마지막 5단계는 지하벙커 등 생존가옥이다. 최근에는 지진에 대비해 만든 지진침대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진이 일어나면 침대에 붙은 센서가 감지해 바닥이 열리면서 자는 사람을 밑으로 떨어뜨리는 동시에 철제 구조물을 위에 씌운다. 침대 밑에는 생수와 간단한 식량 등이 있어 발견될 때까지 버틸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프레퍼족이 뜨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프레퍼족은 그동안 놀림의 대상인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생존가방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프레퍼족의 생존 염려증은 이해되지만 생존배낭을 준비했다고 해서 코로나를 막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은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는 새로운 경구를 가슴에 새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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