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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원내 감염 막으려 병원 부담으로 검사"

감기와 증상 구분하기 어려워

정부지침상 환자만 검사해선

언제 외래진료 중단될지 몰라

선별·안심진료소 운영은 기본

모든 입원·폐렴환자 사전검사

겹겹 방어막 쳐 감염위험 차단

“(분당제생병원·서울백병원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외래진료·응급실 운영이 중단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실용적 무기는 지금으로서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밖에 없습니다. (감염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경북 청도·경산지역 환자에 대한 진료 거부가 사회적 이슈인데 ‘예방적 코로나19 검사’ 없이는 풀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대한병원협회 신종코로나비상대응실무단장)은 “코로나19 환자와 감기 환자를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워 코로나19 검사를 중심으로 겹겹의 방어막을 쳐 병원 내 감염위험을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열이 나거나 기침·인후통(목 아픔)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아닌데 코로나19 검사를 한 경우 나중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 때 검사비 지급대상에서 제외돼 병원 부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병원 내 감염자 발생으로 외래진료나 응급의료센터 운영이 중단되면 혈액투석·방사선치료 등을 받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위기를 맞거나 큰 불편을 겪게 되고 병원도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열이 나거나 기침·인후통(목 아픔)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 등 정부가 관련 지침에서 코로나19 검사 대상으로 명시한 환자가 아니지만 병원 측이 감염사고를 막기 위해 자체 부담으로 검사해주는 환자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직접 검체를 채취하고 검체에서 RNA를 추출·증폭(대량복제)하는 PCR 검사를 자체 수행하기에, 이 이사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명지병원(경기 고양시)은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 7명을 완치·퇴원시켰고 현재 9명을 치료하고 있다. 다른 병원과 달리 응급의료센터 선별진료소, 호흡기 질환자를 외래진료하는 ‘안심진료소’를 상시로 운영한다. 두 진료소는 응급의학과와 감염내과가 각각 총괄한다. 2주 전부터는 코로나19 환자가 섞여 있을 수 있는 폐렴 환자만 모아서 관리하는 폐렴감시병동을 만들어 모두를 검사하고 있다. 일반병동 입원도 질환·중증도를 따지지 않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바이러스 미검출) 판정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입원 대기자가 코로나19 검사 중 잠시 머무는 입원선별병동, 1인실 2개를 합쳐 음압시설을 보강한 검체채취실도 운영한다.

다음은 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정부와 전문가들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가급적 집에서 지내면서 3~4일 경과관찰을 하라고 한다. 환자들은 불안하고 상담할 데도 마땅치 않은데.

△명지병원이 코로나19와 관련된 각종 궁금증을 상담해주는 콜센터 운영에 들어간 이유다. 일반인과 협력 병·의원, 요양병원 종사자 등에게 코로나19 증상과 진료, PCR 검사, 환자대응요령 등 궁금증을 풀어준다. 상담원들이 답변하기 어려운 임상 관련 내용은 ‘코로나19 임상교수 단톡방’에 질문을 올려 답변을 상담자에게 전해준다. 코로나19 검사 대상인지를 상담해주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보건소와 다른 점이다.

-자신의 증상에 대한 공포와 스트레스, 주변의 비난, 자신 때문에 감염되거나 자가격리된 가족 등에 대한 자책으로 고통받는 확진자가 많다고 하던데 명지병원은 어떻게 하나.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협진도 하고 있다. 정부도 코로나19로 인한 임상 증상과 별개로 전문의·심리치료사 등으로부터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게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명지병원이 운영하는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에 입원했다가 완치돼 퇴원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의료진으로부터 축하를 받는 완치 퇴원자, 폐렴감시병동, 본관 전경. /사진제공=명지병원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기관들이 특별히 신경 써야 할 게 있다면.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도 중환자·응급환자·만성질환자들이 정상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투 트랙’ 전략을 펼쳐야 한다. 일반 진료체계를 안정화해 이들이 제대로 진료받지 못해 위험에 처하는 ‘2차 재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들도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명지병원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줄었던 외래진료 환자가 이번 주부터 늘기 시작했다.

-정부가 만성질환자에 대한 전화상담·처방을 허용하겠다고 했는데.

△정부에서 가능하다고 했지만 사전 준비나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이 급하게 허용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 대면진료를 피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모든 감기 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중국 광둥성에서 열이 있는 32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는데 0.14%, 그러니까 1,000명당 1.4명만 양성(바이러스 검출)으로 나왔다. 환자를 선별할 목적으로 활용하기에는 경제성이 너무 떨어진다.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진단을 하지 않아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코로나19 확진자(10일 기준 587명)가 실제보다 훨씬 적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환자는 사망자(12명)의 200배 정도로 보면 된다. 몇 주 안에 일본 정부의 통계에서도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가 나타날 것이다.

-백신 개발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사스·메르스·코로나19 등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백신은 아직 없다. RNA 바이러스는 워낙 불안정하고 자기변성(변이)이 빨라 개발도 상용화도 쉽지 않을 것이다. 반면 RNA 바이러스의 대사과정을 차단하는 치료제 개발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해당 치료제 개발에 활용한 기술을 다른 RNA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 등 기존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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