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담당 재판부 교체 후 처음 열린 재판에서 불구속 재판을 호소했다. 정 교수는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감수하겠다”는 뜻까지 전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이 내용이 담긴 불구속 재판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달 법원 정기인사로 인해 정 교수 사건의 담당 재판부 구성원이 모두 바뀐 뒤 처음으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변론 갱신 절차를 후 “재판부가 변경됐으니 보석 허가 여부에 대한 심리를 다시 하는 게 맞다”며 정 교수에 대한 보석 심문을 열었다.
변호인은 “검찰은 컴퓨터 4대를 가져가고, 100여차례 압수수색을 하고 수차례 참고인 진술을 받는 등 압도적으로 많은 증거를 수집했다”며 “검사의 기소권에 맞설 방어권을 보장하려면 보석밖에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며 입시비리 의혹이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지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보석 조건으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많이 부과하는 것 같은데, 그것도 감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올해 59세로 몸도 안 좋고 힘든 상황인데, 공소사실이나 조서를 보면 제 기억과 다른 부분이 많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13년 전의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 이를 배려해 방어권 차원에서 보석을 허락해주시면 모든 조건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허위자료를 통해 교육의 대물림이라는 특권을 유지하고, 무자본 인수합병(M&A)에 편승해 약탈적 사익을 추구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중형이 예상되므로 도주할 우려도 높다”는 이유로 구속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으로 피고인이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건, 인적·물적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양측 진술을 종합해 가급적 신속하게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과 사건 병합 등에 대해서도 양측의 의견을 들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입시비리 및 증거인멸 의혹 사건의 공소사실에 조국 전 장관을 공범으로 명시하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각각 기소된 사건을 하나로 병합해 심리해 달라고도 했다.
검찰은 “증거가 같고 공범 사이에 형평을 도모할 필요가 있으므로 병합해 달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 모두 피고인과 조 전 장관을 공모관계라고 기소한 부분은 근거가 약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부부를 한 법정에 세워 조사하는 모습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효율성은 명분일 뿐이고 망신 주기를 위한 것”이라고 반문했다.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이 기소되면서 정 교수가 함께 추가 기소된 내용만 떼어내 현 재판부로 가져오는 것은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내용에 대해서도 조 전 장관 사건을 맡은 재판부와 협의해 다음 기일 전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