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찬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문석균 전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감 상임부위원장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문 전 부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역에서 오 전 소방관에 대한 반발이 심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문 상임부위원장은 이런 여론을 들으며 고심 중이지만 아직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전 상임부위원장은 오는 17일경 예비후보 등록과 20일안에 출마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며 이미 무소속 출마를 위해 지난 10일 의정부 서부역 인근에 선거사무소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부위원장은 부친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5대 연속으로 당선된 의정부갑에 출마 의지를 밝히며 ‘세습 공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문 전 부위원장의 출마를 만류했다. 문 전 부위원장은 결국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당은 이 지역에 영입인재인 오영환 전 소방관을 전략공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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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갑 민주당 당직자들은 오 전 소방관 전략공천 소식에 “낙하산 공천”이라며 반발했다. 지난 2일 박창규 민주당 의정부갑지역위원장을 비롯한 400여명의 당직자들은 “중앙당은 지역 인재들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의정부갑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하고 어제 기어이 민주적인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역과 연고가 전혀 없는 생면부지의 영입인사를 전략공천하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일괄 사퇴했다.
지역에선 오 전 소방관 측과 지역 당직자들 간 알력다툼도 벌어졌다. 경기 의정부 지역 시·도의원들에 따르면 지난 2일 민주당 경기도당이 시·도의원 6명을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초대해 지난 10일 오후 5시까지 오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 모이라고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경기도당 측은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 출신인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오 전 소방관을 겨냥해 “일면식도 없는 나이 어린 후보가 회기 중인 자당 시·도의원들을 일방적으로 소집하고 참석하지 않으면 해당행위라고 문자로 겁박하느냐”며 “당직자가 그랬다면 즉시 사과하고 엄벌의 징계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나는 아주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전 부위원장은 과거 자녀 교육을 위해 의장공관을 이용한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을 빚었다. 문 의장이 취임하자마자 문 부위원장이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아버지의 한남동 공관으로 이사해 살게 하고 아들을 의정부에서 전입시켜 인근 한남초등학교로 전학시킨 것이다.
문 의장의 며느리 허모씨와 손자·손녀는 지난 2018년 8월 문 의장 취임 직후 서울시 한남동 공관으로 전입했다. 문 부위원장은 출마를 선언한 문 의장의 지역구인 의정부에 남고 아내와 자녀들만 세대를 분리한 것이다. 문 의장 취임과 함께 의정부에서 공관으로 전학 온 손자 문모군은 2019년 1월 한남초교 학생회장이 됐고 지난해 말 서울 지역 중학교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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