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시우(25·CJ대한통운)의 두번째 홀인 11번홀(파5). 3번 우드로 친 두번째 샷이 그린 왼쪽으로 한참 벗어난 카트 도로에 떨어졌다. 하지만 벌타 없이 드롭을 한 뒤 40m 정도 거리에서 웨지로 살짝 띄워 친 볼은 그린 입구에 떨어진 뒤 굴러 홀 속으로 사라졌다.
김시우가 ‘제5의 메이저’에서 짜릿한 이글로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갑작스러운 대회 취소로 아쉬움을 남겼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파72·7,189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은 1라운드 경기를 정상적으로 마친 뒤 취소됐다. 투어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2라운드부터는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가 이날 전격적으로 취소를 결정했다. PGA 투어는 “선수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모든 조치를 했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변함에 따라 대회 중단이라는 조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부터 이어질 예정이던 발스파 챔피언십, 델 매치플레이, 텍사스 오픈 등 3개 대회도 모두 취소됐다.
김시우는 2016년 윈덤 챔피언십과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했지만 허리부상 등으로 이번 시즌 부진에 빠져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 취소는 김시우에게 더욱 큰 아쉬움을 남겼다. 7언더파 65타를 쳐 선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9언더파)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오른 그는 3년 만에 이 대회에서 정상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었다. 2년6개월 동안 통산 5승에 묶인 마쓰야마는 코스레코드 타이를 이뤘지만 없던 일이 됐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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