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서울 강서갑 현역인 금태섭 의원이 패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금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두고 당내에서 유일하게 쓴소리를 냈고, 당론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본회의 투표 당시에도 기권표를 던진 바 있다.
13일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경선이 정당한 절차를 거친 만큼 불법 정황이 드러나지 않은 이상 결과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총선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금 의원은 의정활동 능력, 전문성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며 “다양한 의견이 공존해야 하는데 금 의원 같은 사람을 당이 함께하지 못한다면 당이 너무 폐쇄적이고 편협하단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김경협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 의원을 겨냥한 ‘소신과 배신의 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민주적 의사결정 이전에 소수의견이라도 당당히 주장하면 ‘소신’, 민주적 결정 이후에도 계속 같은 주장 하면 ‘배신’”이라고 적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한 당원은 ‘금태섭의 경선 탈락 이유’라는 글을 통해 “금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핵심 공약인 검찰개혁 입법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며 “정체성 측면에서 민주당과 맞지 않았던 것이고 당원들은 그것을 심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 의원도 당의 소중한 인재”라며 금 의원 역할의 필요성을 꼬집는 당원도 있었다. 한 당원은 “비록 조국 장관 사태와 공수처 표결에서 금 의원이 원팀을 지향해야 하는 정당을 생각할 때 아쉬운 모습을 보였을지언정 당이 중도층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조국의 부당한 것을 정당하게 지적했더니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으로 가라느니 내부총질이라느니, 이 정도로 사리 분별이 안 되는 이 정당은 두고두고 비웃음당할 것이고 총선 결과가 그것을 보여줄 것”이라는 우려의 글도 있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의 경선 결과를 두고 “민주당은 미쳤다. 기어이 금태섭의 목을 치는군요”라며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아마 막대기에 ‘조국수호’라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 받았을 것이다. 이래서 의원들이 당에 쓴소리를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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