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특별 검거팀’을 꾸려 이종필 전 라임투자자문 부사장 등 핵심인물들의 행방을 파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조2,000억원 투자 손실이 발생한 이 사건의 핵심인물 이 전 부사장을 찾지 못하면 수사 진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최근 수사관들을 모아 이 전 부사장 등 핵심인물들의 행방을 찾는 특별 검거팀을 만들었다. 이 팀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피의자 검거 전문 수사관들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팀이 찾는 인물들은 이 전 부사장 외에도 상품 개발을 담당한 라임 직원 A씨, 이 전 부사장과 함께 사기를 도모한 다른 인물 1~2명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돌연 잠적해 4개월째 캄보디아 등 해외에 있다는 소문과 국내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거팀은 아직 이 전 부사장의 행방을 찾을 명확한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특별 검거팀까지 만든 것은 핵심 인물들을 찾아 소환하지 못하면 수사의 진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라임 사건 초기 부실한 수사를 해왔다는 지적을 받은 점도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사건을 기존에 맡은 서울남부지검 증권합동범죄수사단이 직제 개편으로 없어지고 형사6부가 이를 대신 맡자 형사6부에 파견검사 4명을 보냈다.
앞서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출국정지 해제를 계기로 검찰이 부실수사를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라임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14일 법무부의 출국정지 해제 통지서를 공개하고 “11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둔 인물을 출국정지 해지해 주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지서는 출국 정지 기간인 7월9일~10월16일이 만료돼 금지가 풀렸다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참고인 신분에서 별개 사건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고 이에 따라 출국금지 신청을 다시 한 것”이라며 “출국금지 상태가 정지된 적은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 사건은 금융당국이 대규모 환매 중단사태를 일으킨 라임에 대해 검사를 벌인 결과 라임이 운용하던 펀드에서 사기 등 불법행위가 벌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라임의 사모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1조2,000억원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