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에 뛰어든 ‘대통령의 입’ 전직 청와대 대변인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현직 대통령의 전 대변인들은 ‘문재인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순항하고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대변인들은 ‘탄핵 세력’의 딱지를 안고 각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들은 여당 현역 의원, 거물급 인사와 맞붙으며 힘겨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 및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및 박·이 전 대통령 청와대 대변인 12명 중 8명이 4·15총선에 출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전직 대변인 중에서는 박수현·고민정 전 대변인이 출마하고 박근혜 정부 대변인 중에서는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과 윤창중·정연국 예비후보가 지역구를 다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대변인 중에서는 김희정·박정하·김은혜 예비후보가 선거에 나선다.
‘흑석동 부동산’ 문제로 낙마한 김의겸 전 대변인을 제외하면 현 정부 전직 대변인들은 ‘문재인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1월 청와대를 떠나 총선행 막차를 탄 고 전 대변인은 지난달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고 광진을에 무혈입성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고 전 대변인이 국정운영을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해왔고 국민 대변인이 될 수 있는 공감정치의 적임자라 공천했다”고 설명했다.
고 전 대변인은 적극적인 ‘문재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1일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함께 유튜브에 출연한 그는 지난해 강원 산불 당시를 회고하며 “문 대통령이 지시까지 내리며 진두지휘를 했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제가 그 안에 있으면서도 ‘진짜 멋있다,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박 전 대변인 역시 단수공천을 받았다. 박 전 대변인은 현역인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과 리턴매치를 치르게 됐다. 두 후보는 각각 ‘촛불정신의 입법화’와 ‘정권심판’을 외치며 문재인 심판 대리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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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대변인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컷오프를 당했다가 재경선을 하게 돼 기사회생한 민 의원이 대표적이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민 의원을 인천 연수을 지역에서 공천배제했다. 공관위는 민 의원의 ‘막말 이력’과 ‘친박 색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컷오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는 이에 불복하며 인천 연수을을 포함한 6개 지역구를 경선 지역으로 재지정하겠다고 나섰다. ‘성추문 의혹’의 윤창중 전 대변인은 대구 동구을 자유공화당 후보로 나섰다. 다만 군소정당 후보로서 표 확장성은 떨어진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박근혜의 마지막 대변인’ 정연국 예비후보도 울산 중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명박 청와대 전직 대변인들은 여당 현역 의원들과 맞붙으며 어려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김은혜 전 대변인은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천을 받고 버티고 있는 분당갑에 전략공천됐다. 부산 연제구에서 경선 중인 김희정 전 대변인 역시 통과 시 현역인 김해영 민주당 의원과 맞붙는다. 박정하 전 대변인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강원 원주갑에서 만나며 ‘이명박 대 노무현’ 대리전을 펼친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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