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수준에 그치는 거라면 아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들어오지 않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흥미는 흥미에 그칠 확률이 너무 높기 때문이죠. 정말 내 인생에서 ‘중독’ 수준으로 너무나 이걸 하고 싶고, 재밌어야 할 수 있는 것이 이 분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기는 사람은 이기지 못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즐길 줄 아는 사람들만 와야 한다는 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영화 ‘기생충’과 한류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들이 세계 시장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콘텐츠 제작 등 엔터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많아졌다. 매니저에서 콘텐츠 제작까지, 25년 가까이 엔터 업계에 몸담은 박성혜 키이스트 대표에게 이 분야에서 일하거나 앞으로 일하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콘텐츠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미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하고, 조금이라도 작품이 더 좋아지려면 디테일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그냥 설렁설렁 넘어가면 퀄리티에서 굉장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 자신도 한 장면을 보더라도 이에 파생되는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보며 디테일에 목을 맨다. 때로는 스스로도 피곤하리만치 집착하는 모습에 “나만 이렇게 미친 X인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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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매니저 일을 시작했다. 원래 엔터 업계에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지인의 소개로 우리나라 기업형 매니지먼트 회사의 시초격인 ‘스타써치’에서 일을 시작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스타 매니저로 성공한 그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싸이더스 HQ 본부장직을 맡았으며 지난 2010년에는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스타를 부탁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매니저로 일했을 당시에는 내가 배우를 설득하지 못하면 아무도 설득하지 못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매니저는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표현을 후배들에게 많이 쓰는데, 배우한테 휘둘리거나 배우 입장만 대변해서도 안 되고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재미이자 가장 큰 고충인 직업이 매니저”라고 설명했다.
배우 매니지먼트 분야를 떠나 콘텐츠 제작에 집중했다가, 매니지먼트와 제작을 모두 갖춘 키이스트로 돌아온 것에 대해 “매니지먼트는 박성혜라는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반갑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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