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 여론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정상 개최 의지를 반복해 표명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이 15∼16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올해 여름 예정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응답이 63%를 차지했다. 예정대로 개최하는 게 좋다는 의견은 23%, 취소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은 9%였다.
교도통신이 14∼16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69.9%에 달했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차질 없이 개최하고 싶다는 바람을 반복해 표명하고 있다. 그는 전날 심야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관해 “완전한 형태의 개최를 목표로 하고 싶다”는 발언을 했으며 이에 관해 각국 정상들로부터 찬동을 얻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회의가 끝난 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난 아베 총리는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낸 증거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현하는 것에 관해 G7의 지지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감염 확대를 극복하고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WHO가 집계한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6일 기준 16만명을 훌쩍 넘어선 상황에서 각국 선수와 관중이 집결하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실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하는 형국이다.
누구보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다려 온 일본 유권자들마저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반응하는 가운데 애초 정해진 일정과 규모대로 개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G7 회의 종료 후 아베 총리가 올림픽을 언급하면서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에 주목했으며 ‘완전한 형태’라고 언급한 것이 무관중 개최나 규모 축소 등의 형태로는 실시하지 않을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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