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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C충격...일용직 내몰리는 '2030'

무급휴직·구조조정 늘면서 단기일자리 인기

20~30대 한 달 미만 단기 알바 지원 4.6%↑

그나마 사정 나은 물류센터·배달대행에 몰려

장기화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고용시장을 덮치면서 ‘2030’ 청년들이 일용직과 같은 단기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신규채용이 얼어붙은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갑작스러운 감원이나 무급휴직 조치로 한순간에 백수 신세가 된 청년들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근무기간 한 달 미만의 일용직을 전전하는 실정이다.

17일 채용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 중 하나는 물류·배달업종이다. 시민들이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삼가면서 온라인쇼핑과 배달음식 주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찾은 서울 최대 물류센터 중 한 곳인 송파구의 서울복합물류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류센터 업무에 뛰어든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송모(26)씨는 불과 며칠만 해도 태권도학원 강사로 일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원생들이 크게 줄어들자 학원에서는 그에게 한 달 만 급여를 받지 않고 일해줄 수 없느냐고 부탁해왔다. 송씨는 “무급으로 일하기에는 생활비가 빠듯해 다른 학원들을 알아봤지만 사정이 다 비슷했다”며 “하는 수 없이 물류센터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도 다니던 무역회사가 이달 들어 무급휴직에 돌입하면서 지난 3일부터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2월만 해도 월급이 줄어도 유급휴직이라 그나마 버틸 수 있었지만 이달부터 무급으로 바뀌면서 아예 회사를 그만뒀다”며 “물류센터에서 일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단기 아르바이트가 가능한 배달기사로 뛰어드는 20~30대 청년들도 늘고 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발병 직전의 배달기사 증가율(15%)이 발병 이후에는 35%로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인력사무소의 문을 두드리는 청춘들도 많아졌다. 대학 시절 전공한 성악 과외로 생계를 이어오던 한모(28)씨는 코로나19 이후 일감이 없어지면서 최근 인력사무소에 이력서를 냈다. 한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모집공고를 보고 찾아가도 5~6명씩 지원자가 몰려 있다”며 “차라리 마음 편하게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 사무소를 찾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요즘에는 확실히 20~30대가 늘었다”며 “하지만 일자리경쟁도 심해져 예전에는 누구나 받아주던 공장도 이제는 경력자만 받겠다며 돌려보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구인·구직업체 알바몬에 따르면 이달 1~13일 20~30대의 1개월 이하 단기일자리 지원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학원가와 요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단기일자리를 찾는 20~30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산업군이 타격을 받는 가운데 그나마 일감이 늘고 있는 배달·물류업종으로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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