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 전국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이 새벽 배송 중 사망한 쿠팡맨(쿠팡 택배배달원)과 관련해 회사 측에 후속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부장은 17일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쿠팡 측은 법정근로시간을 지켰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의 배치나 압박감 등을 쿠팡이 방치하고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쿠팡맨 사망에) 충분히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쿠팡에서 야간 배달원들은 소위 ‘2회전’을 한다”면서 “이는 먼저 1회전 물량을 끝낸 다음에 돌아와서 두 번째 물량까지 소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사망한 쿠팡맨은 당시 1회전 물량을 70가구 정도 배정을 받았는데, 이것이 새벽 3시까지 시간제한이 걸려있는 물량이어서 시간적 압박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이고 또 15분 간격 별로 관리자가 확인을 할 수 있어서 배송이 느려지거나 하면 자기 이름에 색칠이 되는 등 여러가지 압박감들이 작용하는 시스템”이라면서 “이번에 사망한 쿠팡맨의 입사일은 올해 2월 14일로, 사망 당시 입사 한 달 차였다.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압박감이 많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한 명 당 부여되는 배송지의 넓이가 넓은 편이며, 쿠팡 플렉스라는 소형 화물 담당 배달원들을 제외한 쿠팡맨들은 무겁고 까다로운 물건을 전담해야 해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1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에 따르면 입사 4주차였던 40대 비정규직 배송노동자 A(46)씨는 지난 12일 새벽 경기 안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빌라는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발견 당시 김 씨는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쿠팡 측은 “사망 원인은 경찰이 조사 중인 상황”이라며 “불의의 일을 겪으신 유족을 위로하고 지원해드리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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