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사진) 국방부 장관이 최근 군기지에 민간인들이 무단침입한 사건과 관련해 “변명의 여지가 없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17일 오후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장관 주관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서욱 육군·심승섭 해군·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참여했다.
정 장관은 회의에서 최근 잇달아 발생한 군기지 민간인 무단 침입 관련해 깊은 반성의 뜻을 나타내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지난해 북한 소형목선 상황 발생 후 다시는 경계태세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국민께 약속드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모인 군 수뇌부부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가운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뼈를 깎는 노력으로 경계 작전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보완하고 작전 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관련기사
정 장관은 △기지 및 주둔지에 설치된 감시장비 등 제반 경계 작전 시설·장비 점검 및 보완 △경계 작전병력 운영의 최적화·효율화 △주기적인 상황 보고 및 초동조치 체계 점검 및 훈련 △장병 대상 정신적 대비태세 확립 등을 각급 제대 지휘관들에게 주문했다.
특히 그는 “경계 작전에 빈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시행해야 한다”며 “군사적 안보위협과 비군사적 안보위협이 공존하는 현 안보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없다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이날 전 부대에 지휘서신(제10호)을 보내 “현행 경계 작전에 소홀함이 있었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수도권에 있는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중대급 방공진지에 50대 민간인이 침입했다. 산나물을 캐러 산에 오른 이 민간인은 술에 취한 채 진지 울타리 아래 땅을 파서 들어갔으나 해당 진지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1시간여 만에 붙잡았다.
또 이달 7일에는 민간인 2명이 제주 해군기지의 철조망을 끊고 무단 침입했다. 물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폐쇄회로(CC)TV로 구성된 능동형 감시체계의 핵심기능이 성능 저하로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고 ‘5분대기조’는 침입 후 2시간 만에 늑장 출동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70대 노인이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 무단으로 들어가 1시간 30분가량 배회했다. 당시 군사경찰 3명이 위병소에 근무하고 있었지만 이 노인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그는 붙잡힐 당시 횡설수설 하는 등 정신질환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