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가 현대제철의 순천단조공장 자회사 분리 계획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근로자들은 사내 하청 기업에 고용돼 있는 상황에서 자회사로 분리되면 고용조건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자회사 결정은 경영 사안이며 원청이 노사 관계에 개입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금속노조는 오는 25일 현대제철 주주총회 때 시위를 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금속노조는 18일 양재동 현대자동차·현대제철 사옥 앞에서 ‘현대제철 순천 단조공장 물적분할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영석 금속노조 현대제철 순천단조비정규직지회장은 “현대제철은 한 마디의 소통도 없이 현대제철부터의 분사를 결정했다”며 “분사 후 자회사의 비정규직으로, 사내 하청으로 처리된다고 하는데 필사코 분사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순천단조공장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자회사화 하겠다고 공시했으며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단조는 철강을 두드려 일정한 모양으로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현대제철은 2015년 인수한 SPP율촌에너지를 순천단조공장으로 바꿨다. 금속노조는 “적자의 핵심 원인은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를 표방하는 현대제철의 경영 방향에 따라 기술력이 부족한 자동차용 단조 금형강 개발 테스트를 지속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는 순천단조공장이 자회사화되면 고용조건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순천단조공장의 근로자들은 총 세 개의 사내 하청 기업에 소속돼 있다. 물적분할 후 임금 등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장 지회장은 “자회사화 이후 사측이 직접 고용·고용 조건 등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한다면 응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제철 측은 직접 고용에 대해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물적분할은 경영상 결정”이라며 “임금 등 근로조건에 대한 문제는 물적분할 이후 자회사의 사내하청기업과 노사 합의를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물적분할 반대를 위해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시위를 할 계획이다. 정준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불법파견을 회피하는 방식의 별도법인화를 순천 단조공장에서 시작해 계열사 전체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며 “단순히 순천단조사업만의 문제로 금속노조는 인식하고 있지 않으며 리스크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별도법인화를 추진한다면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