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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노루즈





지난해 2월28일 이란 테헤란의 랜드마크인 밀라드 타워에서 새해(노루즈·Nowruz)맞이 행사가 열렸다. 조로아스터교 역법으로 새해 첫날은 춘분(3월20일 즈음)이지만 미리 축하하는 자리였다. 여기에는 이란 정계인사·외교사절 등과 함께 오드리 아줄레이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함께했다. 이란에서 열린 새해 행사에 유엔기구 인사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유네스코는 노루즈 전후로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는 축제가 세대와 가족의 평화, 이웃과 연대의 가치를 증진하는 데 기여한다며 2009년 이 축제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노루즈는 페르시아어로 새로움이라는 ‘now’와 날을 뜻하는 ‘ruz’의 합성어로 새날(new day)을 의미한다. 유래에 대해서는 해석이 다양하지만 고대 페르시아제국인 아케메네스왕조(BC 550~330) 때 정립됐다는 게 정설이다. 당시 왕조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인 춘분을 악을 이겨내고 선의 시대를 여는 상징으로 여기고 새해 첫날로 정했다. 해마다 이를 축하하는 의식도 펼쳤다. 이것이 페르시아문화의 영향을 받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도 전파됐다.



지금도 이란과 중앙아시아권에서는 노루즈가 다가오면 목욕을 하고 가구를 새것으로 바꾼다. 거리 곳곳에서는 풍요와 은총을 상징하는 금붕어를 팔기도 한다. 2주가량 이어지는 연휴에는 가족·친지를 방문하거나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증한다. 우리나라의 설날 민족대이동과 비슷하다. 곳곳에서 풍등을 날리며 건강과 행운을 빌고 모닥불을 피워 불꽃 위를 뛰어넘는 액막이 놀이도 즐긴다.

하지만 올해 노루즈(20일 시작) 축제 분위기는 예전만 못할 것 같다. 이란을 비롯해 전 세계를 휩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노루즈 연휴 동안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이란 정부가 이동 차단 총력전에 나섰다. 이란 국영방송은 “여행·외출을 계속하면 수백만 명이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군부도 “집에 머물러야 가족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란 국민들이 정부 지침을 잘 따라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꼭 승리하기를 기원한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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