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하소연처럼 급증한 대출 업무만으로도 근무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은행 직원들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노조가 행장을 고발한 것은 노조의 자기 이익 챙기기로 비칠 뿐이다. 지금은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매출이 줄어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눈앞에 다가온 부도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주 52시간제를 들먹거리며 이들에 대한 금융 서비스를 못하겠다는 것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특화돼 있는 기업은행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행동이다. 전국의 상당수 의사와 간호사 등은 생업을 마다하고 사람을 살리겠다며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국민들은 성금을 모으고 마스크를 기부하고 있다. 이럴 때 고통분담은커녕 제 할 일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취할 자세가 아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과의 임단협 난항을 이유로 20일 2시간 파업을 결의했다. 가스공사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전환에 정년연장까지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때가 맞지 않으면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그르친다. 지금은 노조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나설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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